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무리한 의전 의혹 등을 제기한 전 경기도청 비서실 직원 A씨가 이번에는 이 후보의 친인척 선물 준비 등에 동원됐다는 내용을 언론을 통해 폭로했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경기도지사 의전팀이 당시 지사였던 이 후보의 친인척 선물, 성묘 차례상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 이 후보 측은 “명절 선물은 이 후보의 사비로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4일 SBS에 따르면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해 9월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5급 비서 배모씨는 7급 A씨에게 “지사님 친척분들에게 배달해야 한다”고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A씨가 친척 명단과 주소를 되묻자 다음날 배씨는 주소 몇 개를 전달했다. 이후 A씨는 “의전팀에서 받은 메모”라며 사진 한 장을 전송했다.
이 사진에는 ‘명절 선물’이라는 제목과 함께 친인척과 이들이 사는 장소, 선물 품목 등이 적혔다. 선물 품목에는 모두 사과와 배가 들어갔다. ‘장모님’ ‘2째 형님’ ‘막내 동생’에게는 고기도 보냈다. 고기 메모 아래는 ‘등심’이라는 구체적인 부위도 적혀 있었다.
A씨는 이 메모에 따라 관용차를 타고 직접 배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배씨에게 배달을 완료할 때마다 “놔두었다” “두었다”며 확인 메시지를 보냈다.
이 텔레그램 메시지에는 공무원들이 이 후보의 성묘 차례상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있었다. 배씨는 “지사님 추석 성묘 가신다 하시니 제사 준비해서 챙겨야 한다”며 “의전팀장이 ○○랑 의논한다더라”고 했고, A씨는 “과일가게에 어떻게 주문할까요?”라고 물었다.
A씨는 SBS에 배씨 지시에 따라 한 과일가게에서 과일과 대추 밤 등을 받았다고 했다. 그가 “경기도에서 왔다”고 말하면 가게 직원이 장부에 기록하고 물건을 줬다고 한다. 이 과일 가게는 경기도가 지난해에만 4000만원 넘는 업무추진비를 쓴 곳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 선대위 공보단은 공지를 통해 “도지사 재임 시기인 지난해 추석 무렵 업무추진비로 성묘 관련 물품을 구매한 사실이 없다. 모두 후보의 사비로 샀다”고 밝혔다. 다만 “비서실 직원에게 요청해 별도로 준비한 제수용품을 챙겨달라고 한 사실은 있다”고 덧붙였다.
친인척에게 보냈다는 명절 선물에 대해서는 “업무추진비로 구매한 것이 아니라 이 후보의 사비로 추가 구매했고, 직원에게 직접 배송하라고 한 사실 또한 없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제 공관 관리 업무를 한 공무원 중에 피해를 당한 사례가 있다고 하고 논란이 되는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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