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에 보이는 이 오두막은 전선이 연결돼 있지 않은 외딴 숲속에 있다. 그러나 조명, 난방장치, 음향시스템, TV, 커피머신, 냉장고 등 전기가 필요한 모든 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가 공급하는 전기를 이용해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가 만들어낸 전기를 스웨덴 스톡홀름 인근 섬에 있는 오두막 ‘오늘의 사무실(Today’s office)’에 공급하는 이색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핀란드 건축 스튜디오 ‘푸이스토 건축스튜디오’와 협업해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원격근무가 일상화되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전기차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기획했다.
아이오닉5에는 72.6㎾h 용량 배터리가 탑재됐다. 완충시 최대 3.5㎾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5에 한 번 충전한 전기로 이곳에서 일주일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게 가능한 건 아이오닉5의 ‘V2L’(Vehicle to Load) 기능 때문이다. ‘V2L’은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110V/220V)을 공급할 수 있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다.
다른 전기차는 단방향 충전(외부→전기차)만 가능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전기차는 별도 추가 장치 없이 외부로 전기를 보내 전자제품을 사용하거나 다른 전기차량 충전에 활용할 수 있다. 커다란 보조 배터리이자 이동이 가능한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대차 스웨덴의 토비아스 조엘손은 “E-GMP의 V2L 기능은 수많은 장치에 활용이 가능해 모빌리티 라이프의 외연을 크게 확장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번 프로젝트를 향후 핀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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