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로 돈을 벌게 해준다는 홍보영상을 올려 사람들을 끌어모은 뒤 수백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은 아나운서 지망생이나 모델 등 여성을 고용해 허위 광고를 올린 뒤 1만2000여명으로부터 약 550억원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자금책과 모집책 등 조직 간부급 9명을 구속하고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 일당은 지난 4월 비트바이라는 캐나다 유명 거래소의 이름을 도용해 아나운서 지망생이나 모델 등을 고용했다. 이후 8개월 만에 25억원을 벌었다는 대본을 주고 가짜 홍보영상을 촬영해 올렸다.
고급 외제차를 타고 등장한 여성은 25억원이 든 계좌를 인증하고 8시간마다 0.5%씩 수익을 낸다고 말했지만 영상 속 차량과 계좌 잔고는 모두 가짜였다. 영상 속 여성이 인증한 수익도 실제 가상화폐 시세에 따라 8시간마다 0.5%씩 수익을 낸 것처럼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계산 결과를 보여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방식으로 약 550억원을 가로챈 일당은 지난 5월 사이트를 폐쇄하고 투자금을 100여개의 2차 대포통장으로 분산시킨 뒤 두 차례 더 다른 대포통장으로 보내는 단계를 거치는 등 세탁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홍보 영상을 위해 고용된 여성들은 ‘시키는 대로 했을 뿐 사기라는 점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계좌를 계속 추적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20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