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의 격납용기 상부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방사선량이 측정됐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이런 이유로 폐로 작업의 순서가 재검토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15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조사 중인 일본 원자력 규제위원회는 전날 2호기 원자로의 격납용기 상단 뚜껑의 표면에서 기존 예상을 웃도는 시간당 1.2㏜(시버트)의 높은 방사선량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뚜껑 안 격납용기에 핵연료가 녹아 일종의 파편과 같은 오염원이 있는 게 원인으로 지목됐다.
아사히신문은 “예상보다 방사선량이 높아 폐로 작업의 순서를 재검토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철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이 뚜껑은 원형 구조로 지름에 약 12m에 두께가 60㎝에 달한다. 방사선을 차단하기 위해 세 겹으로 설치돼 있다. 작업 시에는 분리할 수 있어 격납용기의 출입구가 된다.
보도에 따르면 격납용기 상단의 첫 번째와 두 번째 뚜껑 사이에는 방사성 세슘이 대량으로 부착돼 있었다. 규제위와 도쿄전력은 지난 9일 원격 로봇을 활용해 첫 번째 뚜껑 표면에 깊이 7㎝의 구멍 2개에 선량계를 꽂아 방사선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깊이 4㎝ 부근에서 시간당 1.2시버트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당초 뚜껑 안쪽 오염원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10시버트 이상으로 추정됐다. 이는 사람이 1시간가량 노출되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선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측정 결과로 보면 실제 오염원의 방사선량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시간당 수십 시버트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뚜껑은 무게가 1장당 150t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거워서 해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폐로 작업 시 명확한 해체 방법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또 방사선 때문에 사람이 접근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도쿄전력은 격납용기 상부에 높은 오염원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해체 공법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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