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존재 몰라”…‘현실판 타잔’ 문명 복귀 8년 만에 사망

Է:2021-09-1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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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글에서 41년간 고립된 채 살았던 호반랑(52). 더 선 캡처

베트남 정글에서 41년간 고립된 채 살았던 호반랑(52)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생전 여성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한 채 살아와 ‘현실판 타잔’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 9일(현지 시각) VN익스프레스 등은 랑이 문명 세계로 돌아온 지 8년 만에 간암을 앓다 5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랑의 아버지 호반탄은 1972년 베트남 전쟁 당시 군인이었다. 베트남 전쟁으로 어머니와 두 아들을 잃었던 탄은 큰 충격과 슬픔에 휩싸여 아내와 살아남은 두 아들을 데리고 안전한 곳을 찾아 숲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깊은 숲속에 대피소를 짓고 과일과 꿀 등을 채집해 먹거나 사냥을 통해 먹을거리를 구해 생활해왔다.

그렇게 40여 년이 흐른 2013년, 랑은 지역 당국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나무껍질로 만든 옷을 입고 있던 그는 불혹이 넘었음에도 여성의 존재를 몰라 놀라움을 안겼다. 랑은 여성에 대해 “아버지가 여성에 관해 설명한 적이 없었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베트남 정글에서 41년간 고립된 채 살았던 호반랑(52). 더 선 캡처

이들을 지켜봐 온 사진작가 세레조는 “랑은 성적 욕구가 없는 것 같으며 여성에게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랑은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순수한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당시 문명사회로 돌아온 랑은 두통을 호소하며 정글로 다시 돌아가게 해 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국은 위험한 정글로 돌려보낼 수 없다고 판단해 그들의 정글행을 막았다.

이후 2017년 탄이 고령으로 숨지자 정글을 잊지 못한 랑은 마을 끄트머리 산자락에 움막을 짓고 홀로 살았다. 농사철이 되면 동생 찌와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랑은 가슴과 복부 통증을 호소했고, 간암 판정을 받았다. 의사들은 치료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랑은 “나의 유일한 소망은 내 병이 나아서 동생 부부의 자식들이 자라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5일 오전 랑은 동생 식구들의 마지막 배웅 속에 세상을 떠났다. 동생은 “형이 평생 그리워하던 정글에 대한 향수병을 이제야 멈추고, 아빠를 만나러 갔다”고 전했다.

원태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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