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를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을 써 논란을 일으킨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이번엔 일본군의 강제 모집 자체를 전면 부정했다.
램지어 교수는 아리마 데츠오 와세다대 교수가 지난달 30일 출판한 ‘위안부는 모두 합의계약 상태였다’라는 책의 서문에서 “일본군은 매춘부를 강제적으로 모집할 필요도 없었고, 그럴 여유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공문서에서도 위안부 강제 모집에 대한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면서 올해 초 학계의 비판을 받은 논문 주장을 거듭 반복했다.
램지어 교수는 제주도에서 직접 위안부를 연행했다는 증언을 담은 요시다 세이지의 수기 ‘나의 전쟁범죄’가 1983년 발간된 이후 한국에서 피해 보상 청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돈을 벌기 위해 위안소에서 일했다고 말한 여성이나, 아버지의 압력 때문에 위안부가 됐다는 여성도 일본군에 강제 연행됐다고 말하기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램지어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쉼터를 운영했던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출신 윤미향 의원과 관련된 논란까지 언급하면서 납치 증언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처럼 매춘 행위를 강요받았다고 증언하고 일본 정부에 소송을 건 여성 중 많은 수는 극단적으로 부정직한 정치인이 운영하는 시설에 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논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는 “엉망진창의 데모대가 한국의 미디어와 정치파벌을 통해 벌인 난잡한 소동”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일본의 독자에게’라는 제목이 달린 서문에서 “내 논문이 한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고 자신의 모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공격하는 한국계 미국인도 있었다”며 한국인이 비합리적인 이유로 자신의 논문을 비판했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램지어 교수가 서문을 쓴 아리마 교수의 책은 위안부를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 주장을 옹호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램지어 교수는 자신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매춘업자’와 ‘예비 매춘부’ 간 계약행위로 규정했다.
하지만 학계에선 그가 계약 문제를 언급해놓고서도 정작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작성한 계약서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