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을 내세우는 도쿄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용 도시락이 매일 수천 개씩 폐기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27일 일본 매체 JNN은 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도시락과 빵이 올림픽 경기장에서 대량 폐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JNN이 공개한 국립경기장 내부 촬영 영상에는 멀쩡한 주먹밥, 빵, 도시락 등 수천 끼 분량이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른 새벽 도시락을 실은 트럭이 국립경기장으로 향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음식들은 당초 대회 운영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준비된 것이다. 하지만 대회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며 자원봉사자 인력이 줄었음에도 이미 납품 계약된 도시락을 계속 받기만 한 것이다. 그 결과 비정상적인 개수의 도시락이 먹지도 않고 버려지는 일이 발생했다.
JNN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도시락 폐기는) 그것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8일 무관중 개최가 결정된 이후에도 도시락 수량을 조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도시락 폐기를 지켜본 목격자는 “비정상적인 수의 도시락이 계속 폐기되는, 있을 수 없는 실정”이라며 “생산자나 도시락 제조에 종사하는 분들이 설마 이런 상태로 폐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까 싶어 정말 괴롭다”라고 전했다. 또 “코로나19로 생활에 타격을 입어 식사가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며 “(도시락을) 폐기하는 게 아니라 그런 힘든 사람들에게 배달하던지 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는 27일 JNN에 “폐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사실을 인정했다. 또 마사 다카야 올림픽 조직위 대변인은 “식량 손실과 관련된 문제는 적절한 수량이 발주돼 납품이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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