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2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갑질’을 참거나 모른 척했다는 직장인이 법 시행 후 되레 더 많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여전히 갑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달 10∼17일 직장인 1000명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지난 1년간 괴롭힘을 경험한 이들 중 ‘갑질을 참거나 모른 척했다’는 응답이 68.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개인 또는 동료들과 항의했다’는 비율은 30.7%에 그쳤고, 19.5%는 아예 퇴사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법 시행 전인 2019년 7월과 1년 전 조사 때 ‘갑질을 참거나 모른 척했다’는 직장인이 각각 65%, 62.9%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황이 별로 달라지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회사나 노동조합, 고용노동부·국가인권위원회·국민권익위원회 등 기관에 신고했다는 이들도 2∼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은 신고를 꺼린 이유로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62.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27.2%)라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1년 전 조사 당시 이에 대한 응답률은 각각 67.1%, 24.6%였다. 신고를 해도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종합하면 1년 전에 비해 별로 좋아지지 않은 것이다. 법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이들도 34.8%에 달했다.
직장 갑질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유의미하게 줄지 않고 있다. 전체의 32.9%가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는데 이 가운데 괴롭힘 수준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33.1%에 이르렀다. 지난해 9월, 12월 그리고 올해 3월 조사에서 갑질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각 36%, 34.1%, 32.5%였다. 권두섭 직장갑질119 대표는 “직장 내 괴롭힘이 2회 이상 확인된 사업장은 특별근로감독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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