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주(州) 고속도로에서 빗길 교통사고로 어린이 9명과 성인 1명 등 10명이 숨졌다. 어린이 희생자의 대다수는 학대·방치 어린이를 돌보는 비영리 보육시설 소속이었다.
뉴욕타임스(NYT), CNN방송은 19일 오후(현지시간) 미 앨라배마주 포트디포짓의 65번 주간고속도로에서 북쪽을 향해 달리던 승합차와 승용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사고 당시 이 지역에는 열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이 약화한 열대성 폭풍 클러뎃이 지나가면서 폭우가 쏟아지는 중이었다.
버틀러카운티 검시관 웨인 갈럭은 차량들이 빗길에 미끄러지며 통제력을 잃어 사고가 난 것 같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사고 승합차는 앨라배마 보안관 유스랜치 소속으로, 이 시설은 학대·방치 등을 겪은 학령기 아이들에게 기독교 방식으로 가족형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기관이다. 아이들은 바닷가로 휴가를 다녀오는 길에 참변을 당했다.
승합차는 사고 뒤 불길에 휩싸였다. 출동한 구조대원들은 승합차 운전자인 여성 원장을 불타는 차에서 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나머지 여자아이 5명과 남자아이 3명은 구조하지 못했다.
원장은 크게 다쳤으나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아이들 중에는 원장의 자녀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희생된 아이들의 연령대는 4∼17세였다.
또 다른 사고 차량에는 29세 남성과 9개월 된 딸이 타고 있었는데 아빠는 현장에서, 딸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
수사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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