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청약 증거금을 기록하면서 ‘따상’에 대한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던 SKIET가 상장 직후 연일 하락하면서 소액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SKIET가 공매도 가능한 종목으로 분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들의 불만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이와 관련된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신규 상장주 공매도 금지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2020 공모주 개편안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과거보다 쉽게 공모주 투자에 접근하기 쉬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개편안에 의해 새로 생긴 균등배정은 랜덤 투자로 변질해 ‘0주’ 배정이 속출하는 실정”이라며 “의무보유 확약에 대한 제한도 없이 상대적으로 공모주를 쉽게 배정받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상장 후 3일 이내에 공모주 대부분을 매도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상장주가 공매도 가능 종목으로 분류되면 주가 하락 가능성이 커 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청원인은 “공매도가 코스피 200종목과 코스닥 150종목에 국한된다고 했으니 신규 상장주의 경우 지수에 편입되지 않았는데 시장조성자라는 이유로 증권사에서 상장 초일부터 공매도와 대차잔액을 늘려간다는 것은 개인투자자에게 무조건 불리할 수밖에 없는 투자 구조”라고 비판했다.
“신규 상장주의 경우 기관의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있어 15일 이후 계속해 확약 물량이 시장에 풀리게 된다”고 한 청원인은 “실제로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풀리는 날엔 대부분 신규 상장주 주가의 하락 폭이 컸는데 여기에 공매도까지 추가된다면 개인투자자 역시 공모주는 단기투자로밖에 인식될 수 없다”고 했다.
“신규 상장 초일부터 시장조성자가 공매도한다는 것은 확정 공모가가 매우 높게 설정됐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상황으로밖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 청원인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당국에선 신규 상장 종목에 한해 공매도 요건과 동일하게 지수 편입 전까지 시장조성자도 공매도가 불가하도록 조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5월 3일부터 재개된 공매도는 코스피200 종목과 코스닥 150종목에만 가능하다. 지수에 포함되는 종목은 매년 6월, 12월 두 차례 조정된다. 지난 11일 상장된 SKIET는 코스피 200종목에 해당하지 않지만 상장 직후 공매가 집중됐다.
상장 당일 SKIET는 1668주가 공매도로 거래됐다. 거래대금만 약 2억6000만원으로 전체 거래량의 0.01%를 차지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대차잔액도 12일 기준으로 5180주였다. 대차잔액은 향후 공매도 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한편 SKIET는 상장 당일인 지난 11일 시초가는 공모가의 2배인 21만원에 장을 시작해 한때 22만2500원까지 올랐다가 금세 하락 반전해 거래 첫날에만 26.43%(5만5000원) 급락한 15만4500원에 마감했다. 이후 다섯 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면치 못해 지난 14일 14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락의 주된 원인은 외국인으로 꼽힌다. 상장 첫날 외국인이 3616억3300만원을 팔았다. 이후로도 807억700만원, 27억4600만원을 매도했다. 14일에도 212억9000만원을 팔아치우며 총 4663억원가량을 매도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해당 물량을 각 4493억원, 25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이를 받아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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