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프랑스 선진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시점이 올해 말로 점쳐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과 일본은 내년 중반으로 예상된다. 일부 국가에서는 백신 불안을 잠재우고 접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서로 다른 백신 간의 ‘결합 접종’을 추진하고 나섰다.
21일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는 ‘코로나19 백신: 지연 예상’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의 백신 접종 완료 시기에 대한 예측을 내놨다.
보고서를 보면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은 오는 3월까지 노인과 기저질환자, 일선 의료진 등 1차 접종 대상군에 대한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나타났다. EIU는 이에 따라 올해 중반부터 사회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경제가 살아나고, 연말이면 백신 접종에 의한 집단면역이 달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내년 중반이 돼야 집단면역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까지 인구 70% 이상에 대한 접종을 마치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이룰 수 있다는 보건복지부의 입장과는 대비되는 결과다.
일본과 호주, 러시아 등도 한국과 함께 내년 중반이 돼서야 집단면역이 이뤄질 것으로 EIU는 내다봤다.
중국과 인도는 방대한 인구를 보유한 탓에 내년 후반까지도 접종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EIU는 전했다. 중진국 대다수도 내년 말까지는 광범위한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후진국의 전망은 밝지 않다. 아프리카 대부분 지역과 동남아 일부 국가, 북한 등은 접종 완료 시기가 특정되지 않았다. EIU는 이들 국가들이 2023년 초부터 순차적으로 집단면역을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속도를 올리기 위해 일부 국가에서는 새로운 접종 용법을 시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독일과 러시아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다른 백신을 교차로 접종하는 ‘혼합 접종’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20일 화상으로 열린 시민과의 대화에서 “AZ 백신을 먼저 접종받고 난 뒤 나중에 다른 백신을 추가로 접종받는 것은 아무 문제 없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이 같은 방침은 모더나·화이자 백신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진 AZ백신의 예방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예방률이 95%에 달하는 두 백신과 달리 AZ백신은 초기 발표에서 70.4%라는 다소 떨어지는 효과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정부와 전문가들은 감염됐을 경우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이유를 들어 종류를 불문하고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카르스텐 봐츨 독일 감염병학회 사무총장도 “AZ 백신이 불러일으킨 면역성을 나중에 mRNA 백신으로 아무 문제 없이 더 강화할 수 있다”며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러시아도 AZ 백신과 자체개발한 스푸트니크V 백신을 각각 1회씩 접종하는 시험을 시작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백신 개발을 주도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용으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이용한다면 두 번째 접종을 위해 3개월이나 기다릴 필요가 없다”면서 “이미 이런 방식의 임상시험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방식이 효과를 보여 특정 백신의 효과에 대한 우려가 불식된다면 예정된 것보다 훨씬 빨리 집단면역이 달성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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