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줘야할 핵가방 들고 떠난 트럼프… 역대급 뒤끝

미국 민주주의 역사상 152년 만에 후임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하는 기록을 세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해야 할 ‘핵가방’을 가지고 플로리다로 떠났다.

핵가방은 냉전시대 만들어진 유산으로, 미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유사시 핵무기 공격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서류가방 형태의 장비를 말한다. 대통령 옆에는 항상 이를 든 참모가 따라다닌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전 에어포스원을 타고 자신이 거주할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로 향했다. 당시 아직 대통령 신분이었기에 핵가방도 함께 가지고 갔다.


미국의 핵 억지력을 상징하는 이 핵가방은 대통령 취임일에 핵가방을 전담하는 군 보좌관끼리 인수인계하는 것이 상례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식에 불참하면서 핵가방 전달도 못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결론적으로 핵가방 인계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핵가방은 3~4개가 있고, 신구 대통령의 임기 개시·종료 시점인 낮 12시를 기해 핵 코드가 자동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것과는 다른 핵가방이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취임 선서가 끝나는 동시에 전담 군 보좌관이 이 핵가방을 건네받았다.


임기 종료·개시 시점을 기준으로 플로리다까지 핵가방을 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간 군 참모는 이를 다시 워싱턴으로 가져와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핵가방을 담당할 새로운 참모는 취임식장에 머물다 이 가방을 전달받게 된다.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명령하려면 플라스틱 카드인 일명 ‘비스킷’도 필요하다. 대통령은 항상 이를 휴대해야 한다. 여기에는 명령자가 대통령임을 식별할 수 있도록 글자와 숫자를 조합한 코드가 있는데, 이 코드가 낮 12시를 기해 바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진 비스킷의 코드가 비활성화하면서 사용할 수 없게 되고, 대신 바이든 대통령의 비스킷 코드가 활성화한다는 뜻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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