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 번화가에서 벌어진 집단 성폭행 사건에 수단 여성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지난 6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수단의 한 소녀가 대낮에 남성들에게 집단으로 강간당한 뒤 분노를 동반한 온라인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단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낮, 차를 타고 수도 하르툼의 번화가를 지나던 한 여성이 낯선 남성들에게 둘러싸였다. 20명에 달하는 남성들은 차에서 여성을 강제로 끌어낸 뒤 집단 성폭행했다.
당시 차량에 피해 여성과 동승해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남자 친척은 자신의 사촌이 낯선 남성들에게 끌려가는 것을 보고 그녀를 구하려고 하다가 심한 구타를 당했다. 가해자들은 칼로 피해 여성을 위협하며 성폭행한 뒤 현장에서 달아났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지 수일이 지난 후에야 뒤늦게 지역 언론에 의해 보도되어 온라인에서 거센 항의가 번졌지만, 정작 관계자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는 해당 지역 경찰이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지조차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역 사회를 포함한 전 세계에 분노의 물결을 일으켰고,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서는 ‘우리가 당신과 함께 있다’는 뜻을 가진 해시태그(#wearewithyou)가 연대를 과시하며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어 피해 여성을 응원하는 동시에 사회적으로 만연한 성폭행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네티즌들은 피해자가 강간을 당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다른 여성들에게 이 사건을 알리고 나라의 변화를 촉구하도록 권장했다.
한 여성 네티즌은 “나는 내 나라에서 안전하게 살고 싶다. 내 잘못이 아닌데도 성폭행을 당한 뒤 손가락질을 받을까 봐 두려워서 외출도 못 한다”면서 “강간 사죄 문화를 반드시 끝내야 한다. 피해자를 탓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여성 네티즌은 “모든 여성을 자매와 딸처럼 대하라”고 올렸고, 이에 다른 네티즌이 “우리는 자매도 아니고 딸도 아니다. 존중받을 권리와 의지와 자율성을 가진 인간”이라며 여성 인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더선에 따르면 수단의 여성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신체적·성적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다. 아동권리와 인도주의 단체인 플랜 인터내셔널(Plan International)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수단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 위험을 더욱 고조시켰다고 밝혔다.
황금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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