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19일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주장한 ‘검사 술접대 의혹’과 관련해 서울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는 추미애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법무부는 전날 밤 “신속한 수사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남부지검에 수사의뢰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산하 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박 지검장은 검사 비리 의혹과 관련해 “전혀 아는 바 없다”며 “법무부에서 감찰 결과를 토대로 수사 의뢰가 내려와 남부지검에 수사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법무부도 “감찰 결과 금품과 향응을 접대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일부 대상자들을 특정했다”며 “신속한 수사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안으로 판단돼 남부지검에 뇌물수수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수사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수사 진행 경과를 참고해 나머지 비위 의혹도 그 진상규명을 위해 감찰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이 자술서에서 술자리를 함께 했다고 주장했던 ‘현직 검사 3명’ 중 2명은 수사의뢰서에 이름이 특정됐다. 한때 김 전 회장을 대리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 이모 변호사가 참고인으로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지검장은 술접대 의혹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를 묻는 의원들 질의엔 “수사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전 회장과 동석한 의혹이 있다는 현직 검사들의 이름이 나돌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법무부 감찰에 응해 검사들을 지목한 뒤 “일선 검사들에게 반감이 있어서 이러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접대한 검사를 폭로한 한편 ‘열심히 수사한 검사’의 이름을 이야기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의 자술서 공개에 이어 법무부의 수사의뢰가 이뤄졌으나 김 전 회장의 진술 이외의 다른 증거는 아직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이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의 폭로 직후 지난해 7월쯤 김 전 회장과의 술자리가 있긴 했으나 현직 검사는 동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검찰 수사는 김 전 회장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으는 수순으로 진행될 방침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수사하는 검사가 비리 의혹을 받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지검장은 ‘야권 정치인이 입건됐느냐’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수사 사건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뺄 것도 없이 그대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사건을 “지난 5월 (전임) 검사장이 총장과 면담하면서 보고한 것으로 파악했고, 8월 말쯤 대검에 정식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법사위 국감에선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놓고 여야 간 신경전이 이어졌다. 여당은 박 지검장을 상대로 라임 사태를, 야당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옵티머스 사태를 집중 질의하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의혹을 부각시켰다. 이 지검장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상헌 허경구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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