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트위터에 올린 사진 한 장이 미국과 중국 네티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개인 트위터 계정에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 ‘머서’와 곰돌이 푸( 인형 등이 함께 있는 사진을 한 장 올렸다. ‘머서와 사랑하는 장난감들!’(Mercer and all of her favorite toys!)이라는 설명도 달았다.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이지만 네티즌들은 이 안에 정치적인 메시지가 숨어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영국 BBC는 이 트윗을 두고 폼페이오가 중국 정부에 메시지를 보내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곰돌이 푸는 중국에서 검열대상 중에 하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조롱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곰돌이 푸의 뚱뚱한 체형이 시 주석과 닮았다고 해서 2013년 이후 ‘시 주석=곰돌이 푸’라는 의미로 통용돼 왔다.
중국은 시 주석에 대한 비판글을 검열해왔다. 중국 네티즌들은 검열을 피하기 위해 곰돌이 푸를 시 주석으로 지칭하며 검열을 회피해왔다. 이를 알아차린 중국 정부가 곰돌이 푸도 검열 대상에 포함 시켰다.
중국 SNS 웨이보에서 곰돌이 푸를 의미하는 ‘Winne’를 검색하면 정부가 검열한 매체만 검색이 된다.
이런 이유로 폼페이오는 강아지가 가지고 노는 곰돌이 푸 사진을 올려도 중국 네티즌들이 ‘악플’을 달기 어려울 것을 알고 사진을 올렸을 것으로 BBC는 분석했다.
BBC는 사진에서 강아지가 미국이나 폼페이오 자신을 상징하고, 곰돌이 푸가 시 주석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중국어로 개는 공격적이고 거친 사람이나 국가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홍콩 시위대는 개를 경찰에 비유했고, 중국 본토에서도 미국과 폼페이오를 그동안 개라고 불러왔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홍콩 상황 등에서 중국을 비판해온 폼페이오를 ‘거짓말의 왕’, ‘악’이라는 말을 쓰면서 비판해왔다.
폼페이오로서는 중국의 검열 상황을 활용해 중국을 저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셈이다.
BBC는 “중국은 침묵말고는 대답할 수 있는 게 없을 것”이라며 “폼페이오가 중국을 개인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전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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