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영변 핵폐기’만 꺼내…트럼프, “더 달라” 간청 거부당해

Է:2020-06-21 10:50
:2020-06-2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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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회고록서 하노이 북미회담 ‘노딜’ 비화 폭로
트럼프, 하노이서 ‘러시아 스캔들’ 청문회 밤새 시청
판문점 회동 트럼프 ‘아이디어’…언론용 이벤트
폼페이오 장관도 판문점 회동에 “완전히 혼돈” 비난
“트럼프, 성과 없는 북미회담에 거대한 성취” 떠벌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웃고 있다. AP뉴시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은 오는 23일 출간할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2019년 2월 27∼28일 열렸던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비화를 폭로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영변 핵시설의 폐기 외에는 아무 것도 제안하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무언가를 추가로 내놓을 것을 간청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이뤄졌던 북·미 정상 간의 ‘깜짝 회동’도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실질적 준비도 없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판문점 북·미 정상 회동을 밀어붙였다고 볼턴은 비판했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볼턴이 회고록에서 2019년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과 판문점 북·미 정상 회동에 대해 쓴 내용 일부를 발췌해 올렸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신의 국가안보보좌관 취임 첫 날이었던 2018년 4월 9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김정은, 영변 카드 밖에 안 꺼내…트럼프, ‘더 달라’ 간청했으나 거부

볼턴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세 가지 선택지를 준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졌던 세 가지 옵션은 ‘나는 지렛대를 가졌다’, ‘나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나는 (협상을 깨고) 걸어 나갈 수 있다’였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가 (협상을 깨고) 걸어 나가더라도 괜찮다”고 확신시켰다. 이 대목에서 테리 선임연구원은 “볼턴은 이 (하노이) 정상회담을 고의적으로 방해(sabotage)하기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세 가지 잠정 결론이 나올 수 있다고 봤다. ‘빅딜’과 ‘스몰딜’, 그리고 ‘(협상을 깨고) 걸어 나가기’였다. 이 중 트럼프 대통령은 ‘스몰딜’은 극적이지 않는데다 자신이 대북 제재 완화를 원하지 않아 거부했다.

‘빅딜’도 이뤄지지 않았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들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남은 결론은 ‘(협상을 깨고) 걸어 나가기’ 밖에 남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결렬을 준비했다. 그의 철학이 ‘여성에게 차이기 전에 차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서) 자신에게 등을 올린 옛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TV 청문회를 보느라 밤을 새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짜증을 냈고, 스몰딜을 타결하거나 협상을 깨고 걸어 나간다면 (코언 청문회 기사보다) 더 큰 기사가 될 수 있을지를 궁금해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몰딜에 비해) 더 극적이며, 향후 협상에서 자신이 지렛대를 쥘 수 있다는 판단에서 결국 협상 파기를 택했다.

볼턴은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근접했지만 김 위원장이 영변 외에는 아무 것도 제안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언가를 추가로 내놓을 것을 간청했지만 김 위원장은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딜’로 협상을 깨고 걸어나는 것이 자신을 좋게 보이게 할 것을 알았다고 볼턴은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판문점 회동, 언론 보도용…“트럼프, 개인 이익과 국가 이익 구분 못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비무장지대(DMZ)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고 볼턴은 회고록에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짧은 회동을 가졌을 때 이 아이디어를 처음 밝혔으며, 곧 트위터로 그 내용을 올렸다.

볼턴과 당시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깜짝 놀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여기(판문점 회동)에 어떤 가치도 부여될 것이 없다”면서 “이것은 완전히 혼돈이다”라고 봤다고 볼턴은 주장했다.

판문점 회동에는 어떤 실질적인 의제가 없었다고 볼턴은 덧붙였다. 이 회동은 모든 것이 언론 보도를 위한 것이었다. 볼턴은 “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이익과 국가 이익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3차 정상회담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이 나를 만나기를 애타게 원했다’고 말했던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고 볼턴은 주장했다. 볼턴은 “이 모든 것은 터무니없다”면서 “만남을 더 바란 사람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없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동을 더 원했다는 의미다.

판문점 회동은 어떤 결과도 이뤄내지 못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가 판문점 회동에 열광했다”면서 “판문점 회동은 실패작으로 끝난 오사카 G20 정상회의를 대체했다”고 말하면서 기뻐했다고 볼턴은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거대한 성취가 있었다고 떠벌렸다고 볼턴은 주장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향해 ‘북한에 대한 훌륭하고 아름다운 비전을 갖고 있다’고 찬사를 보낼 때 역겨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볼턴은 “그것(김 위원장에 대한 찬사)이 우리의 북한 정책이었다”고 썼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볼턴이 북·미 대화의 결론에서 “미국은 4번의 행정부 연속으로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핵확산 위협을 막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한 대목에 동의했다.

그러나 테리 선임연구원은 볼턴이 자신의 대북 선제공격 주장을 반복하지는 않았지만 볼턴이 더 나은 북한 정책을 제시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日,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심기불편” 볼턴 회고록 폭로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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