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의 중도 사임 소식에 WTO가 중국을 특별대우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14일 백악관에서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이 임기를 1년 남기고 8월 말 사임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나는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WTO는 끔찍하다. 우리는 아주 나쁜 대우를 받았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은 “WTO는 중국을 개발도상국으로 대한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이 못 얻는 이익을 많이 누린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도국인 다른 나라들이 있다”면서 “백악관 집무실에 앉은 사람들이 그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게 했어야 한다”고 전임 행정부를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들이 WTO에서 개도국 지위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하면서 불공정 사례의 대표로 중국을 거론하며 한국도 언급했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향후 WTO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었다.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이날 개인적 사유로 오는 8월 말 중도 사임 계획을 밝혔다. 브라질 출신인 아제베두 총장은 2013년 9월 현직에 오른 뒤 2017년 9월 재임했다. 그의 정식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중도 사임 배경에 대해 WTO가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사실상 제구실을 못 하게 됐다는 평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WTO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다가 세계보건기구(WHO)를 함께 거론하면서 “곧 WHO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다음주쯤”라고 언급했으나 어떤 발표인지는 추가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WHO가 중국중심적이라고 비난하면서 자금지원을 중단을 지시했다. 미국은 WHO에 지원하는 자금이 가장 큰 나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고 말한 데 대해 무슨 뜻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지켜보자. 중국과 진행되는 일이 많다. 우리는 중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대단한 무역합의의 잉크가 마르지 않았는데 갑자기 전염병이 중국에서 왔다. 우리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을 거듭 비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 속에 관심을 중국으로 돌리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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