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중국에서 치료에 불만을 품거나 의사의 태도를 지적하며 의료인을 공격해 사망한 경우가 24건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 24일에도 환자 가족이 흉기를 휘둘러 여의사 한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펑파이(澎湃)와 홍콩 명보는 29일 최근 10년간 중국 내에서 환자나 그 가족이 의사·간호사에게 폭행을 가한 사건은 295건에 달하며, 이들 사건으로 인해 총 362명의 의료인이 부상하거나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환자나 그 가족의 흉기 공격을 받은 의료인의 수는 99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24명이 사망했다.
이들 환자나 가족은 대부분 “의사의 진료 태도가 좋지 않다” “치료에도 불구하고 병세가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의료인의 수준이 형편없다” 등의 이유로 의사나 간호사를 공격했다. 심지어 성탄절 전날인 지난 24일에도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병원 측의 잘못된 치료로 환자의 병세가 악화했다고 주장하는 환자 가족이 흉기를 휘둘러 여의사 한 명이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 결국 사망했다.
하지만 의료인을 공격한 환자나 가족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 10∼15일의 행정구류나 1000위안(약 17만원) 미만의 행정징계 처분을 받은 것이 전부다. 형사 절차를 거쳐 처벌된 경우는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의료인에 대한 공격 행위가 심각해지면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중국의 의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나섰다. 28일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의 안전을 엄격하게 보장하고, 의료인의 권익을 침범하거나 상해, 위협 등을 가하는 사람을 엄중하게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기본 의료위생·건강촉진법’을 통과시켰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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