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구훈(사진)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이 14일 대통령 주재 행사에 불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 위원장은 홍콩 사태로 인해 비행기가 결항되면서 한국행 교통편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청와대에까지 영향을 미친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권 위원장이 홍콩 상황 때문에 비행기를 못 타서 행사에 오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권 위원장을 포함해 국정과제위원회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할 계획이었다. 행사에는 권 위원장을 제외한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권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이 주재한 직속기구·자문기구 위원장 간담회에도 불참했다. 위원장 직과 겸임하는 회사(골드만삭스) 업무 때문이다. 평소 권 위원장은 홍콩에 주로 머무르며 아시아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북방위원장직을 맡은 이후에는 행사나 회의가 있을 때마다 한국으로 넘어온다.

권 위원장은 청와대로부터 따로 월급을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순방 때도 본인의 회사에 연차 신청을 내고 따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보수로, 본인의 연차를 소진해가며 정부에 봉사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권 위원장이 왜 청와대 업무에 올인하지 않고 이코노미스트 직을 겸직하느냐는 비판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며 “대통령과 국가를 위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권 위원장은 북한 경제 전문가다. 1962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진주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를 취득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사회주의 경제를 주제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권 위원장은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며 북한 경제의 실상과 변화 과정, 통일 이후 남북 경제통합을 주시해 온 전문가로 손꼽힌다.

한편 홍콩 사태는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찰 간 무력충돌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빈백건(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된 게 계기가 됐다. CNN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13일(현지시간) 오후 11시쯤 5대의 차량에 나눠타고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홍콩국제공항에 진입하고 시위대와 난투극을 벌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홍콩과의 접경지역으로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다”며 “우리의 정보기관이 우리에게 알려온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시위대에 대한 중국 군(軍)의 무력진압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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