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전한 김정은의 속내…“대북 안전보장, 비핵화 상응조치 강조”

Է:2019-06-29 02:57
:2019-06-2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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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대장 푸틴 또 ‘지각’…사과는 없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사카 리갈 호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양자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5번째다. 한·러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계기로 이뤄진 정상회담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서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북 안전보장이 핵심이며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고 전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또 문 대통령의 남북대화를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최근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완전한 비핵화 달성 원칙과 이를 위한 남북, 북·미 대화 진전 필요성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큰 도움이 되며 앞으로 러시아와 긴말한 소통과 협력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교환으로 대화의 모멘텀이 다시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긍정적 모멘텀을 살릴 수 있도록 러·중과도 함께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한반도 비핵화 진전과 대북제재 해제 등 여건이 조성돼 남북러 3각 협력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철도, 가스, 전력 분야에서 양국간 공동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지난 2월 서명된 ‘9개 다리 행동계획’이 체계적으로 이행돼 구체적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경제 관련 논의도 이어졌다. 한·러 정상은 지난 6월 한·러 서비스·투자 FTA 협상 개시가 공식 선언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상품분야를 포괄하는 ‘한-EAEU FTA’ 논의도 추진력을 얻게 되길 기대하는 데 공감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교역액이 약 30% 증가하고, 올해도 긍정적인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 달러, 인적교류 100만명을 달성해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공감했다. 양국 정상은 또 러시아의 LNG 개발 프로젝트에 필요한 쇄빙선 건조를 위해 한국 조선사들과 협력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요청한 것과 마찬가지로 푸틴 대통령의 조속한 방한을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은 “과거 방한 시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며 이번 초청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러시아의 동료 국가들 중 제일 핵심적인 동료 국가 중 하나인 대한민국과 관계를 잘 발전시키고 있다”며 “오늘 이 회담에서 이런 쌍방의 실무 문제뿐만 아니라, 동북아 정세와 서로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를 토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지난 4월에 있었던 북·러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제가 4월 말에 북한 지도자와 만난 것을 고려하면 더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며 “그 회담에 대한 저의 인상을 공유하고 정세를 전반적으로 토의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5번째 만났는데 만난 횟수만큼 한·러 관계가 발전해서 기쁘다”며 “지난달 발생한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때 대통령께서 따듯한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지난 4월 러시아 파트루쉐프 서기가 방한한 데 이어 최근 문희상 국회의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양국 간 교류협력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한·러 정상회담은 원래 지난 28일 오후 10시45분에 열리기로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2시간 가량 지연된 29일 오전 12시36분에 시작됐다. 회담이 다음날로 밀리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28일 저녁에 있었던 G20 정상만찬과 문화공연이 예정보다 1시간 가량 늦게 끝나면서 일정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한·러 정상회담 직전에 예정됐던 러시아와 프랑스의 정상회담도 늦어졌다. 러·프 정상회담은 원래 28일 오후 10시15분부터 30분간 예정돼 있었으나 오후 10시55분이 되자 비로소 시작됐다. 러시아와 프랑스 정상의 만남은 예정보다 1시간35분 가량 늦은 29일 오전 12시20분에 끝났다. 결국 한·러 정상회담은 이날 오전 12시36분에 시작했다. 확대 회담은 오전 1시21분에 끝났고 8분간 단독회담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한·러 정상회담을 마치고 참모들에게 “사상 초유의 심야 정상회담인가요? 허허허…”라고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지시간으로 이렇게 늦은 시간에 정상회담이 이뤄진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 약 2시간 늦은 것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오사카=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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