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고모(36·여)씨가 시신 유기 과정에서 종량제봉투 수십장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제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사건당일 고씨는 배를 타기 2시간여 전 제주시 한 마트에서 종량제봉투 30여장과 여행용 가방을 구입했다. 이 마트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오후 6시쯤 고씨가 종량제봉투 30장과 여행용 가방을 구입한 사실이 CCTV 영상으로 확인됐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고씨가 지난달 28일 밤 제주를 떠난 뒤 31일 주거지인 충북 청주시에 도착하기 전까지 경기도 김포시 등에 머물렀던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고씨가 현재까지 진술한 제주 해상 외에 다른 지역에도 시신을 유기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고씨는 지난 1일 긴급체포된 후 지금까지 전 남편 강모(36)씨를 죽였다고 시인하면서도 시신 유기 장소, 범행 동기 등을 함구하며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해왔다. 그러나 3일 경찰 조사에서 “변사체를 제주와 완도 사이에 있는 바다에 버렸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고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날 오전 제주해경 측에 해상 수색을 요청했다. 현재 해경은 함정 등 총 6척을 동원해 제주~완도 여객선 항로를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앞서 경찰은 2일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고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4일 오전 11시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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