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독립영화에 출연한 배우 A씨가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폭로에 휩싸였다. A씨는 “합의 하에 이뤄진 성관계였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는 여성 B씨는 2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과거 A씨로부터 당한 성폭력 피해를 털어놨다. 그는 “2010년 5월에 강간, 2011년엔 강제추행 피해를 당했다”며 “성폭행은 당시 전주국제영화제 관람을 위해 지인들과 함께 숙박하기로 한 공용 숙소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제추행은 저의 집에서 당했다. 이전 강간 사건의 기억이 떠올라 쉽게 움직일 수 없는데도 최대한 용기를 내 거절했지만 A씨는 멈추지 않았다. 더욱 완강히 거절하고 나서야 추행을 멈췄다”고 덧붙였다.
B씨는 9년 만에 성폭력 피해를 고백하게 된 계기도 밝혔다. 우선 그는 지인이 겹치고, 영화 작업을 함께 해야 했던 탓에 A씨를 쉽게 고발할 수 없었다고 했다. B씨는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검열했다. 정신과 치료도 받으며 힘든 나날을 보냈다”며 “그런데 지난해 6월 소셜미디어에서 A씨에 대한 제3자의 고발 글을 봤고 공론화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B씨는 폭로를 결심한 뒤 소셜미디어에 “공론화 고민 중”이라는 글을 썼다고 한다. 이를 본 A씨가 자신의 지인과 접촉해 사건 무마를 시도했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B씨는 “저는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원했지만 A씨가 거절했다”고 말했다.
현재 소셜미디어에는 B씨를 지지하는 그룹 계정이 개설돼 있다. B씨의 입장문도 게시됐다. 그러나 A씨는 “강간과 성추행은 절대 없었다”는 취지로 반박하고 있다. 그 역시 SNS에 긴 글을 올려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A씨는 성관계의 경우 강간이 아닌 서로 합의하고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신체 접촉 역시 B씨가 동의해 시작했지만 거절 의사를 표현하자 바로 멈췄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이미 B씨의 지지자들과 함께 당사자를 만나 대화를 나눴고, 공론화 압박과 혹시 모를 2차 가해 우려 때문에 거짓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B씨 측은 8000만원 상당의 합의금과 함께 영화계 활동 금지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A씨는 26일 “SNS 글에서 밝힌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CBS노컷뉴스에 밝혔다. 그는 이후 2차 입장문을 올려 결코 성폭력이 아니었고, B씨가 언급한 제3자에게 가해한 사실도 없으며,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A씨는 한때 페미니즘 관련 단체에서 활동했다. 현재는 활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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