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20대’ 관련 발언으로 정치권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야당에서는 “꼰대도 못되는 한심한” “국민 개돼지 발언을 능가하는 역대급 망언” “비열한 언사”와 같은 거친 비판이 멈추지 않고 있다.
논란이 시작된 것은 설 의원이 20대 남성층 지지율 하락의 원인에 대해서 “젠더 갈등 충돌도 작용했을 수 있고 기본적으로 교육의 문제도 있다”고 설명하면서 ‘교육’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설 의원은 이어 “이분들이 학교 교육을 받았을 때가 10년 전부터 집권세력들, 이명박 박근혜정부 시절이었다. 그때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 이런 생각을 먼저 한다”고 말했다. “지금 20대를 놓고 보면 그런(민주주의) 교육이 제대로 됐나하는 의문은 있다”는 발언도 했다. 현재 문재인정부에 대한 20대 지지율이 낮은 원인 중 하나로 ‘보수 정권에서 민주주의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지난 21일 인터넷 매체인 폴리뉴스가 공개한 인터뷰 내용이다.
야당들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평화당은 22일에 이어 23일에도 “꼰대도 못되는 한심함, 설훈 의원이 틀렸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문정선 평화당 대변인은 “문재인 지지율이 가장 높은 40, 50대는 전두환, 노태우 세대였다. 설 의원 논리라면 문재인 핵심지지층은 60대 이상이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20대 남성들의 지지철회를 탓하기 전에 정부여당의 무능에 대한 자성이 먼저”라고 비판했다. “한마디로 진단은 틀렸고 생각은 낡았고 현실인식은 꼰대도 못되는 수준의 한심함”이라는 거센 발언도 쏟아냈다.
자유한국당은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국개론’, 국민 개·돼지 발언을 능가하는 역대급 망언”이라면서 “본인의 잘못을 즉각 인정하고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도 “청년들의 건전한 불만을 전 정권의 교육 탓으로 매몰시키는 것은 참으로 비열한 언사”라고 지적했다.
인터뷰 내용이 논란이 되자 설 의원은 22일 저녁 늦게 기자들에게 공식 입장을 문자 메시지로 전달하며 해명했다. 설 의원은 “오해를 불러일으켜 상처가 된 분들이 있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다만 20대 청년들에게 사실이 아닌 일로 자극하고 갈등을 초래하지 않았으면 바란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서는 “젊은 세대를 겨냥해 지적한 게 아니다”면서 “교육이 인간의 의식과 사고를 규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인의 한 측면에서 교육-환경과 정책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아래는 설 의원이 폴리뉴스와 진행한 인터뷰 가운데 논란이 되는 부분.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 20대 남성층의 지지가 여성에 비해 낮았다. 과거에는 2~30대 지지가 굳건했었는데 원인은 뭐라고 보나.
“젠더 갈등 충돌도 작용했을 수 있고 기본적으로 교육의 문제도 있다. 이분들이 학교 교육을 받았을 때가 10년 전부터 집권세력들, 이명박 박근혜정부 시절이었다. 그때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 이런 생각을 먼저 한다. 저를 되돌아보면 저는 민주주의 교육을 잘 받은 세대였다고 본다. 저는 유신 이전에 학교 교육을 거의 마쳤다. 민주주의가 중요한 우리 가치고 민주주의로 대한민국이 앞으로 가야한다는 교육을 정확히 받았다. 유신 때 ‘이게 뭐냐, 말도 안되는 것 아니냐’ 당장 몸으로 다 느꼈다. 그게 교육의 힘이었다. 그런데 지금 20대를 놓고 보면 그런 교육이 제대로 됐나하는 의문은 있다. 그래서 결론은 교육의 문제점에서 찾아야할 것 아닌가 생각한다. 또 당장 젠더 갈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남성들이 여성들에 비해 손해보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조심스런 추측이다. 복잡한 현상임에 틀림없다.”
-20대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어떤 것을 정책 실패라고 하는지 정책 하나하나를 가지고 따져봐야 할 것 같은데 저는 20대 정책이 실패했다면 여성들도 지지가 떨어져야 하는데 여성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젠더 간에 갈등을 우리가 제대로 소화를 못한 것 아닌가 하는 부분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교육 이야기를 꺼낸 것인데 정확히는 잘 모른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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