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이 5경기 연속 득점에 도전한다. 휴식도 충분히 취했다. 상대는 번리. 23일 밤 9시30분(한국시간)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에서 격돌한다.
토트넘은 그동안 위기의 연속이었다. 주포인 해리 케인이 지난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프리미어리그 경기(0대 1패)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예상외로 토트넘은 순항하며 케인이 없던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손흥민의 활약 덕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3연승을 기록했고, 14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난적인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16강 1차전에서 3대 0으로 꺾었다.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오히려 케인의 부상이 전화위복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케인에게 집중됐던 단조로운 공격 루트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케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손흥민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격조합을 시도했다. 손흥민을 최전방 원톱으로 활용하기도 했고, 페르난도 요렌테와 함께 투톱으로도 배치했다. 측면에 위치시킨 채 모우라와 라멜라를 번갈아 가며 최전방에서 플레이할 것을 지시했다. 손흥민을 요렌테 바로 아랫선에서 플레이시켜보기도 했다.
손흥민은 케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상대 수비수들에게 어려움을 안기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장기인 침투와 스피드를 활용해 배후 공간을 수시로 노리며 상대 수비수들의 라인조율에 애를 먹였고, 2선 공격수들과의 포스트 플레이 역시 훌륭했다. 케인보다는 더욱 많은 동선을 가져가며 상대 수비를 교란했다. 손흥민의 빠른 발을 활용한 역습 역시 상대로선 부담스럽게 작용했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공격조합은 합격점을 받았다.
그간 홀로 팀 승리를 책임졌던 손흥민의 주가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토트넘이 새로운 재계약 조건으로 주급 15만 파운드(약 2억2000만원)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케인은 이제 복귀했다. 번리 원정경기를 앞둔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포체티노 감독 역시 번리전 케인의 출전을 예고했다. 최소 교체로나마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케인의 팀 내 위치가 절대적인 만큼 포체티노 감독이 어떻게 공격 조합을 다시 짤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 자리는 손흥민이 아닌 다시금 케인의 차지가 될 전망이다. 손흥민은 케인의 아랫선에 위치해 측면 플레이 연계에 집중할 가능성이 커졌다. 득점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된 셈이다.
그런데도 손흥민의 파괴력은 여전하다. 직접 골망을 조준하는 일은 줄어도 그의 스피드를 활용한 뒷공간 침투나 골 결정력을 앞세운 포스트 플레이는 토트넘의 강력한 무기 중 하나가 됐다. 케인의 복귀와 절정의 골 감각을 갖춘 손흥민, 두 가지 카드를 갖게 된 포체티노 감독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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