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고 시절 대형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다. 공수 모두 뛰어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LG 트윈스가 2003년 1차 지명했다. 계약금만 4억3000만원이었다. 그러나 3할 타격에 이르는 데는 입단 이후 13년이 걸렸다. 그것도 원소속구단인 LG가 아닌 FA 이적구단이 KT 위즈에서였다.
KT 박경수(35)다. 데뷔 첫해인 2003년 84게임에 출전해 172타수 47안타, 타율 0.273, 19타점 1홈런 2도루에 그쳤다. 이후 LG를 떠날 때까지 잔 부상과 잦은 실책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2014년 시즌 뒤 LG를 떠날 때까지 가장 많은 경기를 뛴 때는 2008년 116경기가 최고였다. 타율은 입단 첫해 기록했던 0.273이 최고였다. 100안타를 때려낸 적이 없었다. 두 자릿수 홈런도 기록한 해가 없었다. 2008년 43타점이 최다였다.
반면 실책은 입단 첫해인 2003년 15개를 시작으로 2011년 17개까지 두 자릿수 실책을 기록한 때가 많았다. 대표팀 후보로도 거론된 적도 있었지만, 2011년 시즌을 마친 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37안타, 2홈런, 타율 0.228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14년 뒤 FA 자격을 얻었지만, LG와의 우선 협상은 결렬됐다. 그러나 KT가 그의 손을 잡았다. 계약 기간 4년, 계약금 7억원, 연봉 2억3000만원, 옵션 연간 5000만원 등 총액 18억2000만원이었다. KT는 신생구단이어서 보상선수를 내주지 않아도 됐다.
KT의 박경수는 LG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일단 부상이 있긴 했지만, 출장 경기가 부쩍 늘었다. 이적 첫해인 2015년 137게임에 나왔다. 125안타를 쳤다. 데뷔 이후 처음 100안타 돌파였다. 홈런은 무려 22개를 쳤다. LG에선 10개 홈런조차 치지 못했던 그였다. 73타점과 75득점을 올렸다. 타율은 0.284였다. 말 그대로 완전한 변신이었다.
2016년은 박경수 야구 인생의 최고의 해였다. 121경기에 나와 402타수 126안타, 타율 0.313을 기록했다. 처음 3할 타율을 넘었다. 2년 연속 20홈런을 넘겼다. 80타점으로 개인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2018년까지 4년 연속 120경기 이상을 출전했다. 4년 연속 100안타 이상을 때려냈다.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말 그대로 KT에서 인생 역전을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2016년부터 3년 동안 주장 완장을 찼다.
그리고 지난 21일 계약 기간 3년, 계약금 8억원, 총연봉 12억 원, 인센티브 최대 6억 원을 포함한 총액 26억 원에 두 번째 FA계약을 체결했다. 시장 예상보다 규모가 컸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박경수 가치를 인정했다고 할 수 있다.
박경수는 새로운 주장이 된 유한준(38)과 함께 KT를 이끌 1세대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름다운 은퇴도 고민하고 있다. 은퇴에 앞서 그에게 남은 것은 KT의 가을야구 진출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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