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이틀째를 맞은 김 부위원장은 이날 북·미 고위급 회담,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동, 다시 오찬을 겸한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다. 김 부위원장은 자신의 파트너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하루 두 차례 만나며 북·미 고위급 회담을 이어갔다.

김 부위원장은 하루 내내 자신이 머무는 듀폰서클 호텔의 정문을 이용하지 않고 뒷쪽의 화물용 쪽문을 이용했다. 보안에 극도로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미 국무부는 오전 일찍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오전 11시에 만난다”고 알렸다. 북·미 고위급 회담은 김 부위원장이 머무는 듀폰서클 호텔의 9층 연회장 ‘더하이츠’에서 진행됐다. 9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는 일반 투숙객들의 접근이 차단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전 10시 45분쯤 호텔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호텔 후문으로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바로 회담장으로 올라갔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비롯한 국무부 한반도 라인도 총출동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 비건 특별대표는 회담 시작에 앞서 사진 촬영에 응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은 50분 정도 이뤄졌다.

김 부위원장은 차를 타고 백악관을 향했다. 김 부위원장은 낮 12시 15분부터 1시 35분까지 90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했다.
김 부위원장은 오후 2시쯤 숙소인 듀폰서클 호텔로 돌아왔다. 비슷한 시간에 폼페이오 장관이 다시 호텔을 찾았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9층 연회장에서 90분 동안 늦은 점심식사를 겸한 2차 북·미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다.
오찬을 마친 폼페이오 장관은 호텔을 빠져 나왔다. 이어 실무협상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미국 당국자들이 잇따라 9층 협상장으로 올라갔다. 비건 특별대표는 오후 6시를 넘긴 시각에 호텔을 나오면서 “좋은 논의를 했다”고 짧게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실무협상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위터 광’인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을 만난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지 않았다. 기자들에게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면담이 끝난 뒤에 트위터를 통해 “19일 오후 3시 백악관에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와 남쪽 국경의 인도적 위기에 대한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스캔들을 비난하는 글도 트위터에 올렸다.
하지만 북한이나 김 부위원장 면담 관련 내용에 대해선 침묵을 지켰다. 지난해 6월 1일 1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김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을 면담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했었다. 그리고 백악관을 떠나는 김 부위원장의 차량 탑승을 안내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침묵에 대해 이번 면담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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