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면도기 제조업체 질레트가 남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판하는 광고를 내보냈다가 찬반 논란에 휩싸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자를 위한 최상의 선택’이란 광고 문구로 잘 알려진 질레트지만 회사가 최근 제작한 광고는 놀라운 반전을 담고 있다. ‘무엇이 올바른 남성성인가’에 대한 질문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를 휩쓴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열풍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분 분량으로 제작된 광고는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남성성에 대한 고정관념들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를테면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면 ‘루저(패자)’ 취급을 받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강해져야 한다는 인식을 대표적 예로 소개한다. 영화와 대중매체에서 여성에 대한 성추행을 웃음의 소재로 삼는 행태도 마찬가지다.

광고는 이런 인식을 왜곡된 남성우월주의가 가져온 ‘괴물’로 묘사하면서 “과연 이게 남성들의 최상의 선택인가?”라고 되묻는다. 질레트를 대표하는 광고 문구를 뒤집어 남성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촉구한 것이다.
질레트는 그러면서 “왜곡된 남성성이 너무 오래 지속돼 왔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며 “올바른 말과 행동이 최선의 미덕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광고 마지막 부분에선 미래를 이끌어갈 소년들에게 남성의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의미를 교육하는 것이 어른들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해당 광고는 트위터에 공개된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200만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후 항의와 응원이 동시에 쏟아졌다. 주로 남성단체를 중심으로 “남성은 괴물이 아니다” “끔찍한 광고”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한 극우 성향 잡지는 “잘못된 추정에 기반해 만들어진 광고”라며 남성 전체를 ‘악당’으로 매도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광고에 동조하는 쪽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왜곡된 남성성이 뿌리깊게 박혀 있다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질레트는 이런 논란에 대해 “이번 광고는 남성성에 대한 긍정적이고 건강한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며 “오늘부로 질레트에 대해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고정된 이미지를 바꿔보려 한다”고 밝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