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가 14일 주적 개념을 변경한 ‘2018 국방백서’를 발간했다. 앞선 2016 국방백서에선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했지만 이번에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남북관계 진전 상황을 반영하면서도 철저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8 국방백서의 이른바 ‘적 개념’은 더 넓어졌다.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돼 있다. 이어 ‘남과 북은 군사적 대치와 화해‧협력의 관계를 반복해왔으나,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새로운 안보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2018년 9월에는 남북 군사당국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체결하고 이행함으로써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고 쓰였다.
특히 북한에 대해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다. 우리 군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고, 모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잠재적 위협과 테러, 사이버공격, 대규모 재난 등 초국가적‧비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표현됐다.
국방부는 “‘적’ 표현은 북한 위협뿐만 아니라 점증하고 있는 잠재적 위협과 초국가적‧비군사적 위협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기술했다”며 “지난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이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남북관계를 고려함과 동시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등 모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 나갈 것임을 기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 국방백서는 ‘북한의 상시적인 군사적 위협과 도발은 우리가 직면한 일차적인 안보위협이며 특히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이버공격, 테러 위협은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했다.
국방부는 국방정책을 투명하게 알리고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방백서를 발간해왔다. 문재인정부에서 처음 발간되는 2018 국방백서는 국방개혁 주요 내용과 북한 핵‧미사일, 한·미동맹,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 등 국방 현안과 성과를 담고 있다. 2016 국방백서와 마찬가지로 7장의 본문으로 구성돼 있다. 국방 관련 자료는 군 적폐청산위원회 활동결과 등을 담은 특별부록과 일반부록으로 수록돼 있다.
이번 국방백서에 새로 포함된 내용은 2017년에 북한이 시험발사한 미사일 종류와 사거리 등이다. 또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50여㎏, 고농축우라늄(HEU)은 상당량인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현재 2500~5000t의 화학무기를 보유 중이며,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 여러 종류의 생물무기를 자체적으로 배양하고 생산하는 능력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는 지난해 4월부터 2018 국방백서 작성을 시작했으며 내부 윤독회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검토 등을 거쳐 내용을 최종 확정했다. 이번 국방백서는 23번째로 발간되는 것이다. 국방백서는 베트남전쟁을 계기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1967년 처음 발간됐다. 2004년부터 2년에 한 번씩 발간되고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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