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일러 나바스가 다시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수문장으로 돌아온다.
첫 옵션으로 활약했던 경쟁자 티보 쿠르투아가 부상으로 약 2주간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레알은 9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쿠르투아가 의료진 진단 결과 허리 근육 부상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나바스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3년 연속 선발 출전하며 세 번 모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그런데도 레알은 나바스를 신뢰하지 못했다. 이적시장 때마다 다비드 데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얀 오블락(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정상급 수문장들의 영입설이 불거졌다.
결국 지난여름 첼시에서 3500만 유로(약 455억원)의 이적료를 지급하고 쿠르투아를 데려왔다. 그의 계약 기간은 6년. 장기적인 관점에서 뒷문 걱정 없이 팀의 미래를 그에게 맡기겠다는 계산이었다. 자연스레 기존에 자리를 지켰던 나바스의 입지는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당시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훌렌 로페테기는 나바스와 쿠르투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골키퍼 두 명을 두고 경쟁이 아닌 대회 이원화 체제를 택했다. 나바스가 챔피언스리그와 컵 대회 일정을 소화하면 쿠르투아는 프리메라리가에만 집중하는 방식이었다. 이적료를 주고 데려온 만큼 쿠르투아를 좀 더 비중 있게 활용하되 나바스에게도 충분히 활약할 기회를 줬다. 과거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케르 카시야스와 디에고 로페즈 두 명의 골키퍼를 두고 선택한 방식과 같았다.
하지만 후임으로 부임한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은 달랐다. 그에겐 오직 쿠르투아만이 첫 옵션이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나바스가 아닌 쿠르투아를 기용했고, 리그에서도 골키퍼 장갑의 주인은 쿠르투아였다. 결국 나바스는 올 시즌 리그에서 선발 기회를 얻은 경기가 두 차례에 그칠 정도로 쿠르투아에게 밀려 2인자로 전락했다.
레알은 올해 들어 열린 두 경기에서 모두 2실점씩 얻어맞으며 1무 1패에 그치고 있다. 쿠르투아는 팀이 부진하며 위기의 순간이 왔을 때 눈에 띄는 선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자연스레 그를 향한 여론도 악화된 상황.
나바스로선 지금이 기회다. 세르히오 라모스와 라파엘 바란, 마르셀루 등 주축 수비수들과 오랜 시간 발을 맞춰왔던 그의 경험만큼은 쿠르투아가 따라올 수 없다. 장기인 동물적인 선방능력을 바탕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다면 추후 첫 옵션으로 반등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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