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바나나 전자담배·음료수 방향제…어린이 안전 위협

시중에서 판매되는 향초와 방향제, 전자담배 등이 식품이나 장난감 모양을 모방한 경우가 많아 어린이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화장품(입욕제 등), 생활화학제품(향초·방향제), 전자담배, 라이터 등을 모니터링한 결과, 73개 제품이 식품 또는 장난감 모양을 모방하고 있었다고 27일 밝혔다.

73개 중 63개(86.3%) 제품이 케이크, 과자, 아이스크림, 과일 모양을 하고 있어 어린이들이 식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우려가 높았다. 소비자원은 “유럽연합 등에서는 식품 또는 장난감 모양을 모방한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한국은 가스라이터 외에는 별도의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린이 손에 닿지 않게 보관하시오’ 또는 ‘먹지 마시오’와 같은 주의·경고표시를 한 제품은 각각 31개(42.5%), 15개(20.6%)에 불과했다. 소비자원은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제조업체들의 노력이 미흡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3년 9개월간(2015년~2018년 9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생활화학제품·화장품 관련 어린이 안전사고는 총 380건이었다. 만 3세 어린이 안전사고가 대부분(295건, 77.6%)을 차지했다. 사고 유형도 삼킴 사고가 82.1%(312건)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은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어린이 주의 및 섭취 경고 미표시 제품 사업에게 표시사항 개선을 권고했다. 해당 사업자는 이를 수용, 개선하기로 했다. 소비자원은 또 “어린이 안전사고의 사전 예방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환경부, 국가기술표준원, 기획재정부 등 소관부처에 식품·장난감 모방 제품의 유통·판매 규제 방안 마련도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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