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 김모(49)씨에게 보안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직접 온라인 기사 링크(URL)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의례적인 인사만 남겼다는 경찰의 설명과 다르다. 김 의원이 무슨 의도로 URL을 보냈는지도 수사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2016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총 14건의 메시지를 보냈으며 그 중 10건이 기사 URL이라고 19일 밝혔다. 김 의원은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11개월 간 드루킹에게 기사를 보냈다. 보낸 목록을 보면, 2016년 11월 25일 ‘jtbc 썰전 문재인 전 대표 인터뷰’와 지난해 1월 18일 ‘반기문 봉하行에 친노 불편한 시선...“정치적 이용” 비판’ , 지난해 6월 11일 ‘부총리·교육부장관 김상곤...법무 안경환, 국방 송영무(종합)’ 등 문 대통령 관련 내용이 주를 이뤘다. 드루킹이 수장으로 있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은 지난 대선 때 선플(좋은 댓글) 달기운동 등 문재인 후보를 위한 온라인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이날 드러난 사실은 그간 경찰의 설명과 배치된다. 경찰은 김 의원과 김씨 사이에 특별한 교류가 없었다고 밝혀왔다. 지난 16일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김씨는 김 의원에게 약 1년 4개월간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는데 김씨가 특정 기사에 대해 무엇인가를 했다는 결과를 김 의원에게 알리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며 “김씨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냈고 김의원은 거의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이 드물게 ‘고맙다’는 의례적 답변을 한 사실은 있지만 확보된 메시지만으로는 불법적 수단이 동원된 사실을 김 의원이 알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지난 16일 해명 기자회견에서 “경선 당시 지인들에게 당시 문재인 후보의 긍정적인 기사를 홍보하기 위해 기사 URL을 보냈고 드루킹에게까지 전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김 의원이 김씨에게 기사 URL을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19일 밤늦게 10개의 URL이 있었다고 공개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보안상 이유로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김 의원이 어떤 기사 URL을 김씨에게 보냈는지는 20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김씨의 경기도 파주시 출판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때에도 CCTV 영상을 확보하지 않는 등 초동수사를 부실하게 진행하고 김씨가 민주당원이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밝혀 수사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이 청장의 수사 브리핑까지도 사실과 거리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경찰 수사에 불신을 제기하거나 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사야 허경구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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