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지막까지 했다” ‘오벤저스’ 위대한 여정 마무리

Է:2018-03-17 13:13
:2018-03-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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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동메달 결정전 캐나다에 석패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 '오벤저스'. 강릉=최현규 기자

“상대도 지금 긴장해요. 다시 말씀드릴게요. 상대가 지금 시간이 촉박해요. 할 수 있어요.”

17일 평창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동메달 결정전 한국과 캐나다의 경기가 열린 강릉 컬링센터. 마지막 8엔드에서 한국은 3-5로 끌려가고 있었다. 선수들은 양팀의 스톤이 3개씩 남게 되자 타임아웃을 신청했다. 얼음판으로 내려온 백종철 감독이 “캐나다도 여유가 없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하우스 안의 1번 스톤은 한국의 것이었지만 동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1점이 더 필요했다. 딜리버리 스틱을 잡은 선수는 이동하. 하지만 이동하의 스틱을 떠난 빨간 스톤이 하우스를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뼈아픈 실수에 관중석에서 ‘아’ 하는 탄식이 나왔다.

캐나다 역시 경기 막판 긴장하긴 마찬가지였다. 테이크아웃을 시도했지만 한국의 스톤을 건드리는 데 그쳤다. 이어 차재관이 투구했지만 이 스톤 역시 캐나다의 스톤을 완전히 쳐내지 못했다. 캐나다는 하우스에 근접해 가드를 하는 것을 선택했다.

남은 스톤은 1개씩. 평창패럴림픽 ‘오벤저스’의 마지막 투구는 반드시 점수로 연결돼야 했다. 하우스에서 브룸을 든 스킵 서순석이 “네가 어떤 것이 좋을지 생각해봐”라고 말을 건넸다. “드로(스톤을 쳐내는 것이 아닌, 버튼에 가까이 붙이는 투구) 밖에 없어 재관아!” “시간이 없어.”

부담 때문이었을까, 스톤이 나아가는 동안 선수들은 말이 없었다. 차재관의 마지막 투구가 오히려 한국의 가드에 걸려 튕겨 나가면서, 하우스 안에는 한국의 빨간 스톤이 더 이상 자리잡지 못했다. 캐나다가 스톤을 하나 남긴 상황에서 승리를 결정지었다. ‘오벤저스’의 위대한 도전이 평창패럴림픽 4위로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큰 경기 막판 긴장감을 이기지 못한 선수들은 아쉬움에 휩싸였다. 하지만 캐나다와 악수를 나누고, 관중들에 두 손을 들어 화답했다. 컬링센터를 가득 채운 관중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모습을 드러낸 백종철 감독은 끝내 눈물을 떨궜다. 그는 “8개 팀이 예선 탈락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마지막 경기까지 했다”며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다음 베이징 패럴림픽에서는 지금보다 더 독하게 준비해서 더 좋은 결과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스킵 서순석은 “기회를 주시면 메달을 따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며 말을 잇지 못하다 믹스트존을 떠났다.

강릉=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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