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보유 이유 없다”… 북핵 개발 이후 가장 전향적 비핵화 발언

Է:2018-03-06 20:50
:2018-03-0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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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에게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말을 했다.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이란 단서가 붙어 있지만 핵을 버릴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힌 건 예상을 뛰어넘는 수위다. 전문가들은 “김정일이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비핵화 의사가 있다’고 표현한 이후 가장 전향적인 비핵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또 4월 말 판문점 평화의집(남측)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및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화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1980년대에 시작해 2006년 1차 핵실험으로 본격화된 북핵 문제가 30여년 만에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했다.

1박2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6일 귀환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북 기간 김 위원장을 만나 4시간 이상 함께 대화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고 폭넓게 남북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남북은 다음달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3차 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하고 구체적 실무 협의를 진행해나가기로 했다. 정 실장은 “판문점은 우리 분단의 상징”이라며 “지난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모두 평양에서 열렸는데 이번에는 남측 구역에서 개최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남북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각 현안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 간 ‘핫라인’을 개통하고 3차 남북 정상회담 전 첫 통화를 하기로 합의했다.

북핵 문제에 있어서도 김 위원장은 직접 한반도 비핵화 및 북·미 대화에 나서겠다는 적극적인 뜻을 밝혔다. 또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북·미 대화의 1차 전제조건으로 여겨졌던 핵 모라토리움을 잠정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실장은 “미국과 대화를 해봐야 정확히 말씀을 드릴 수 있겠지만 북·미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특사단에게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확약했다. 이번 합의가 성실히 이행된다면 북한의 국지도발을 비롯해 남북 간 군사적 충돌 상황이 궁극적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이와 함께 남북 화해 협력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남측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의 평양 방문을 공식 초청했다.

특사단은 5일 북한 평양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에서 김 위원장과 4시간12분 간 면담 및 만찬을 함께 했다. 남측 인사가 북한 체제의 핵심인 노동당 중앙위 청사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특사단은 이날 오후 6시쯤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청와대로 귀환해 문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남북 간 합의한 내용을 차질 없이 이행하도록 노력하라”고 지시했다고 정 실장이 밝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국이 북미대화에서 나서도록 북한이 충분한 명분을 줬다.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발언 이상의 명분은 없다”며 “김정일이 평화협정을 비핵화 조건으로 언급했던 것 이후에 북에서 나온 가장 전향적인 비핵화 발언”이라고 말했다.

홍 실장은 “김정일의 평화협정 발언이 나올 당시에는 북한의 핵 기술이 낮은 수준이었다. 지금은 상당히 고도화된 상태인데 이런 비핵화 발언이 나왔다는 건 매우 획기적”이라고 덧붙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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