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로 전 국민이 충격 속에 빠진 가운데, 화재 현장에서 빛난 시민 영웅들의 활약이 전해졌다.
21일 오후 3시53분즘 시작된 화재는 한 스포츠센터1층 주차장에서 시작돼 순식간에 8층 건물을 뒤덮었다.
건물 외벽을 청소하는 일을 하는 이양섭(54)씨는 이 광경을 직접 목격했다. 사태를 파악한 이씨는 바로 회사 사다리차를 동원해 구조에 나섰다. 8층 베란다에 사람들이 대피해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연기 때문에 사다리차를 붙이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화염을 뚫고 이씨가 동원한 사다리차는 무사히 8층 베란다에 도달했고, 한 시간이 지난 오후 5시쯤 이씨는 3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1시간 가까이 외벽에 매달려 있던 시민이 사다리차로 구출되자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씨는 “멀리서 연기를 보고 큰불이라고 생각해 서둘러 왔다”며 “연기 속에서 감으로 사다리를 붙였고, 사람들이 탑승한 것을 확인하고 내려 사다리가 4층쯤 내려왔을 때 새까맣게 된 얼굴 3명을 확인하고서야 다리에 힘이 쭉 빠졌다”라고 말했다.
제천에 살고 있는 이재혁(제천 대제중 3학년)군과 이군의 조부인 이상화(71)씨는 이날 화재 현장에서 15명을 대피시켰다. 이들은 불이 나자 1층과 2층 사이에 대기하던 중 2층과 3층 중간에 15명의 여성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고 옆 창문으로 탈출을 유도했다. 목욕탕에 있다 옷을 미처 입지 못한 여성들이 머뭇거리자 억지로 등을 떠밀어 탈출을 종용했다. 특히 마지막 남은 60대 여성이 두려움에 떨자 먼저 아래로 내려가 이 여성을 몸으로 받아내기도 했다.
이군은 “화재 초기 닫힌 다른 창을 깨뜨리려고 화분 등을 내던졌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라며 “2층 높이에서 뛰어내린 여성 중 큰 부상자가 없어 다행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군은 현재 다리에 골절상을 입고 제천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군의 조부 역시 가슴이 답답하고 잠을 청하지 못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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