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표현을 주저하지 말아라. 운동을 즐기고, 악기와 언어를 배워라. 소신대로 행동하고 너 자신을 믿어라.’
뇌종양 판정을 받은 30대 엄마가 어린 두 자녀를 위해 긴 편지를 남겼다. 아이들이 자랐을 때 자신이 곁에 없을 것을 예감하고 쓴 절절한 편지였다.
1일(현지시간) 더 뉴데일리 등 호주 언론은 멜버른에 살고 있는 세라 시버스(34)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세라는 지난 3월 뇌종양 말기 판정을 받았다. 2008년에 처음 발견해 완치됐다고 생각했던 뇌종양이 재발한 것이다. 세라는 사랑하는 남편의 아내이자, 두 아들을 둔 엄마였다. 큰 아들은 휴는 세 살, 작은 아들 알피는 고18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힘겨운 항암치료가 시작됐지만 세라가 살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했다. 치료는 점점 실패하는 쪽으로 흘러갔다. 그리고 지난 9월 더 끔찍한 소식이 찾아왔다. 작은 아들 알피의 건강에도 이상이 생겼다. 세라와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뇌종양이었다.
세라는 이제 본인의 병이 아니라 ‘알피를 살리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가족들과 가능한 한 많은 추억을 남겨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애틋한 마음을 담아 세라는 두 아들에게 장문의 편지를 남겼다.
‘나는 너희가 성장하는 걸 볼 수 없을 거야. 이건 말하기 어렵고 마주하기는 훨씬 더 어려운 일이지. 너희는 내가 말해준 것보다 다른 사람에게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듣게 될 거야.’
세라는 편지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향수, 음식, 계정 등을 소개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인생의 조언들을 적어나갔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라’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라’ ‘운동을 즐기고, 악기를 연주하고, 언어를 배워라’ ‘소신대로 생동하고 자신을 믿어라’ ‘가능한 한 여행을 많이 다녀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세라는 아이들의 언어습관이나 테이블 매너까지 꼼꼼히 챙겼다.
‘열심히 사랑하렴. 사랑을 하고 또 잃어 보는 건 단 한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보다 나은 일이란다. 그게 내가 너희를 낳은 뒤 느낀 감정이야. 너희의 미래에 내가 없다는 건 너무나 고통스럽지만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과 너희가 준 기쁨을 절대 바꾸지 않을 거야. 너희는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이란다.’
세라는 “아빠가 새로운 파트너와 다시 행복을 찾고 싶어 할 때가 올 것”이라며 “아빠의 선택을 받아들이라”고 했다. 아빠의 모든 결정이 너희를 위한 일이며, 훌륭한 ‘롤모델’인 아빠에게 잘하라는 말도 남겼다. 편지 말미에는 남편에 대한 존경을 전하며 “남편은 나의 동반자이자 모든 것이었다. 우리가 나눈 사랑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적었다.
세라는 현재 알피의 치료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세라와 알피를 위한 후원 모금이 진행 중이다. 5만 달러를 목표로한 이번 모금은 3일 현재 3만 달러 가까이 모였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