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리브섬 일대를 폐허로 만든 카테고리 5등급의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미국으로 북상하면서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민들의 대탈주가 시작됐다.
허리케인은 카테고리 1∼5등급으로 나뉘며, 숫자가 높을수록 위력이 강해진다. 카테고리 5등급은 최고 풍속이 시속 157마일(253㎞) 이상을 넘는 초강력 허리케인을 의미한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는 5일(현지시간) “어마는 최고풍속이 시속 185마일(298㎞)로 풍속등급 분류상 최고등급인 ‘카테고리 5’로 발달했다”며 “어마의 위력이 카리브해와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가운데 역대 최강 수준”이라고 밝혔다.
허리케인의 예상경로에 플로리다 동부 해안의 인구 밀집 지역이 포함되면서 미국 역사상 최대의 피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CNN에 따르면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폭풍이 시작되면 우리는 여러분을 구할 수 없다”며 “도움이 필요하다면 지금 당장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주말까지 주저한다면, 플로리다 남부에 강풍과 폭우가 들이닥쳐 대피하기에는 너무 늦는다는 경고였다.
수천대의 차가 북쪽으로 피난을 떠나면서 극심한 교통정체를 일으키고 있다. 고속도로 곳곳은 평소보다 3~4배 많은 차량으로 꽉 찼다. 운전자들은 오랜 시간 주유소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그러는 사이 기름이 다 동나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피난을 떠나는 이들 가운데는 공항에서 몇시간째 줄을 서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피령이 내려진 곳은 마이애미-데이드·브로워드·팜비치·브러바드·플로리다키스제도의 행정 중심지인 먼로 카운티 등이다. 데이드·브로워드·팜비치 카운티 세 곳의 인구만 합산해도 무려 600만명이 넘는다. 이미 50만명 이상이 피난길에 오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앞서 어마가 휩쓸고 간 카리브해 섬들에서는 최소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숫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바부다 섬에서는 사회기반시설 등 건물 95%가 파괴됐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는 대다수 지역이 정전된 가운데 6000명 이상이 임시보호소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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