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먹구름이 한층 짙어졌다. 반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 후보자는 위장전입, 세금탈루, 거짓해명 등 도덕적 흠결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도덕적 흠결을 만회할 업무능력이 발견되지 않아 부적격 보고서 채택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수석은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합의하지 않으면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키로 했다”고 말했다.
최명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도 의원총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인준되면)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이고 외교부 기수 출신이 아닌 외교관이 수장이 되는 데서 오는 기대와 긍정적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도덕성과 자질 면에서 부족했다는 결론으로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경우 ‘조건부 채택’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 원내수석은 “도덕적 흠결이 심각하지만 후보자의 재벌개혁 등 개혁성을 고려해 국민의당이 제시한 중재안이 수용되면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이 주장하고 있는 김 후보자 부인의 특혜 채용 관련 감사원 감사와 검찰 고발 문제를 민주당이 수용하도록 중재해 여야 합의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후보자의 경우 일부 흠결이 있지만 업무역량을 고려해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는 데 협조키로 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 원내수석은 “통합진보당 해산 등 논란이 큰 사안에 소수의견을 낸 분을 헌재 소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렵다”며 “청문회 절차가 끝난 후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재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