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곰에 두 차례나 습격을 당하고도 그때마다 ‘죽은 척’해 목숨을 건진 미국 남성이 SNS에서 화제입니다.
이 남성은 곰에게 습격당한 뒤 피투성이가 된 자신의 모습을 페이스북 동영상으로 올렸습니다. 해당 동영상은 현재 3,1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지역 일간지 몬태나 스탠더드 등 언론에 따르면 미국 몬태나 주 남부 보즈먼 시에 사는 토드 오어(50)라는 남성이 지난 1일 오전 사냥터를 물색하기 위해 몬태나 주 에니스 동쪽 숲 속을 갔다가 새끼 두 마리를 거느리고 아침 산책을 나온 어미 곰을 만났다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약 7m 앞에 있던 곰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곰 퇴치 스프레이(베어 스프레이)를 뿌렸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어미 곰은 오어의 몸에 올라타 그를 마구 공격했습니다.
야외 스포츠 애호가였던 오어는 야생동물의 습격에서 머리와 목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죽은 시늉을 하며 손으로 머리와 목 주위를 감쌌습니다.
오어는 “나는 내 뒷목을 감싸 보호하려 했지만 곰은 내 위에 올라타 팔·어깨·배낭 등을 마구 물어뜯었다”며 “마치 이빨이 달린 망치에 두들겨 맞는 기분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몇 분간 오어를 물어뜯기를 반복하던 어미 곰은 잠시 후 현장을 떠났습니다.
오어는 피를 흘리면서 약 4.8㎞ 떨어진 곳에 세워둔 자신의 트럭을 향해 갔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그 어미 곰과 맞닥뜨렸습니다. 첫 습격 후 10분 만이었습니다.
그는 이번에도 목의 뒤쪽을 팔로 감싸 보호하고, 땅에 바짝 달라붙어 얼굴과 눈을 보호했습니다. 몸 위에 올라타 팔과 어깨 등 무차별적으로 물던 어미 곰은 오어가 계속 죽은 듯 움직이지 않자 다시 사라졌습니다.
오어는 “나에게 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며 “첫 번째는 운이 좋았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악몽의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곰이 완전히 떠난 후 오어는 다시 자신의 트럭으로 향했습니다. 곰에게 두 번이나 공격당하고도 살아남은 그는 기적적인 순간을 영상으로 남긴 뒤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리고 직접 자신의 차를 몰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현재 오어는 8시간의 피부 재건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매디슨 카운티 경찰국의 로저 톰슨은 “하루에 번개를 두 번 맞은 것과 같은 상황”이라면서 “새끼들과 함께 있을 때 보호본능을 발휘해 어미 곰이 인간을 습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고의 날은 아니었지만, 지금 이렇게 살아서 이 얘기를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사건 현장을 찾는 주민과 방문객들에게 반드시 베어 스프레이를 가져가고 안전하게 행동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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