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나라인데…” 갈 곳 잃은 아프리카 사자들

Է:2016-09-0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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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의 본고장인 아프리카가 급격한 도시화를 겪으면서 ‘인간 대(對) 야생동물’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3일(현지시간) 아프리카에서 인간과 야생동물의 공존시스템이 도시화, 산업화로 무너지면서 동물은 터전을 잃고 인간은 동물의 공격에 불안해 한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에서 사람과 야생동물의 충돌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수백만명이 최근 몇 십년간 도시로 몰려들고 고층빌딩이 앞다퉈 들어서면서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는 야생동물 보호에 애를 먹고 있다. 국립공원 변두리 주민은 1946년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국립공원 인근 마사이족 마을에서도 사람과 동물의 공존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 오두막은 점점 줄고 금속으로 만든 집이 들어서면서 주변에는 철물점이나 공장이 생겼다. ‘45평의 녹색지대’인 공원만이 나이로비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자연 지역이다.

하지만 이 공원이야말로 야생동물로 가장 골치를 썩는 지역이다. 야생동물을 옹호하는 쪽이나 케냐 정부 모두 국립공원을 국가의 보물로 생각하고, 인간과 동물의 공존의 상징이라고 보고 있지만 최근 도시개발자로 집과 쇼핑센터가 늘면서 동물은 남하를 시작했고, 인간과 충돌하고 있다.

특히 영역보존에 민감한 사자는 터전을 뺏기면 마을을 습격해 가축을 죽이고 있다. 사자가 노리는 곳은 주민들이 반세기 동안 가축을 기르며 살아온 마사이족 마을이다. 마침 마을 옆에서 중국 회사가 진행하는 공사는 사자의 탈출을 도왔다. 나이로비에서 인도양까지 약 480㎞를 잇는 전철 공사가 1년 전 시작되면서 공원의 울타리도 사라졌다. 이후 사자의 이탈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 봄 나이로비 주민은 야생동물의 공격을 다룬 미디어 뉴스를 접하면서 불안해 했다. 국립공원 울타리를 넘어선 한 사자는 하룻밤 새 마사이족 마을에 있는 양 96마리를 죽였고, 다른 사자는 마을 안으로 들어가다 케냐 야생동물 관리국 직원에게 사살됐다. 이 사자는 특이한 갈기 때문에 ‘모호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미디어의 관심은 금방 사그라들었지만 마사이족 마을 주민은 여전히 사자가 마을을 침범할지 주시하고 있다. 케냐 정부 관계자는 ‘라이언 라이츠(Lion Lights)’라고 불리는 헤드라이트를 제공한다. 이 전등은 동물을 쫓아낼 수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 마사이족 마을에 사는 엘레나 느쿠루토는 사자의 공격으로 소를 잃었고, 다른 집은 염소 3마리를 잃었다. 하지만 아직 사람이 다치는 일은 없었다. 야생동물 보호주의자인 카훔부는 “나이로비가 세계에서 가장 급성장하는 도시여서 인간과 야생동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케냐정부는 2년 전 사자 때문에 손해를 본 주민에게 보상금을 주는 법을 마련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3년 야생동물이 가축을 해쳐 손해를 본 주민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법이 통과됐으나 보상금을 받으려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 마사이족 마을에서도 보상금을 기다리는 주민이 대부분이다. 일부 공무원은 주민에게 “보상을 빨리 받으려면 피해규모를 다소 부풀려야 한다”고 조언할 정도다.

케냐에서 야생동물과의 공존은 새로운 과제다. 정부는 ‘무투아(mutua) 프로그램’을 실행해 국립공원 주변 마을을 재배치하는 방안도 제안했지만 주민 반발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마아시족 주민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을 버릴 수 없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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