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만 악인가? 유럽은 세계를 식민지화하고 유린했다.”
“한심한 넷우익들, 우리가 먼저 군함섬 날조해 등재했으니 중국 난징대학살 등재를 뭐라고 막을 것인가?”
일본 네티즌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중국의 난징대학살 문건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이를 막지 못한 아베 정권을 비판하고 이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시킨 유네스코마저 힐난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그러나 일본이 제대로 된 역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번 결정에 대한 항의로 유네스코 분담금 일시 동결을 검토하겠다고 합니다. 군함섬 등재를 벌써 잊었나요? 10일 한중일 삼국지입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The 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는 지난 4∼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제12차 회의를 열고 난징대학살 문건(Documents of Nanjing Massacre)에 대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고,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9일(현지시간) 이를 추인해 등재가 확정됐습니다.
난징대학살 문건은 일본 군대가 1937년 12월 난징을 점령한 이후 6주간 난징 시민과 무장해제된 중국 군인들을 학살한 사실과 1945년 이후 전쟁 범죄자의 재판 관련 기록물을 아우릅니다.
일본 네티즌들은 관련 소식이 전해진 이후 밤새 분노했습니다.
“해외에서 아베는 아무런 힘도 못내는 건가.”
“쓸모 없는 정부.”
“중국군의 무능함을 반영구적으로 남기다니. 하하.”
“세계유산은 이제 가치가 없다. 오히려 유산이 아닌 걸 찾는 게 어려울 듯.”
“70년 만에 이런 결론을 내리다니, 유네스코도 중국도 멍청하네.”
“톈안먼 사건이나 티베트, 위구르 문제라도 들고 나와야지. 무능한 아베, 진심으로 저지할 생각도 없었군.”

일본만 가해자로 몰린다는 반박도 있습니다.
“세계를 식민지배하고 유린한 유럽은 왜 거론 안 하나? 왜 일본인만 악이라는 거지? 중화 왕조도 거대한 정복 활동을 벌이며 학살했다.”
“톈안먼 사건은?”
“중국인이 약했다는 증거가 영원히 남았다. 중국은 억울하지?”
일부에서는 일제의 만행을 직시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731부대의 만행과 난징대학살은 일본군의 대표적인 악행이다. 이건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인들은 왜 사실을 덮으려고만 하나.”
군함섬 등재 논란을 거론하는 네티즌들도 있습니다. 군함섬 등록 전과 이후 일본의 표변함을 엿보게 하네요.
“일본 군함섬을 세계유산 등재할 때 일본은 한국의 허락 없이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일본은 이번 난징대학살 등재 때 왜 아무런 발언권도 없었지?”
“일본도 군함섬에서 조선인 강제 노동은 없다고 조작하며 세계유산 등록했다. 똑같이 난징이 등록됐으니 할 말이 없다.”
일본은 지난 7월 태평양전쟁 중에 조선인이 대규모로 강제 동원돼 혹사한 장소 7곳을 포함한 산업유산 23곳을 ‘일본 메이지 산업혁명 : 철강, 조선 그리고 탄광산업'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시켰습니다.
당시 한국과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가 열린 독일 본에서 조선인 강제노동 사실 반영 방법을 두고 논의를 계속했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마지막까지 협상을 거듭했다. 결국 양국은 강제노동 사실을 유산 등재 결정문 본문에 넣는 대신 ‘의사에 반해 끌려가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당했다(forced to work)’는 문구를 일본 대표단이 성명으로 발표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후 강제노동은 아니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한편 일본 외무성은 이번 유네스코의 결정에 대한 항의차원에서 분담금 동결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10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수뇌부는 “일본의 유네스코 분담금은 미국(22%)에 이어 2위(10.83%)다. 그마저 미국이 지불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1위에 이른다”면서 “중국이 신청한 안건이 등재돼 분담금 동결 조치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군함섬의 세계유산등재를 벌써 잊었는지 궁금하네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한중일 삼국지는 한국과 중국, 일본 네티즌들의 상대국에 대한 실시간 반응을 담는 코너입니다. 지리적으로는 가까운 이웃 국가이지만 역사적으로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았던 한중일. 21세기 인터넷 시대에도 이들의 애증 어린 관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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