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시민들 집결해 지하철 마비시키자” SNS에 글 올린 20대 체포

홍콩 경찰이 시위 참여를 촉구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린 20대 남성을 체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경찰청은 “지난 18일 불법적인 의도로 온라인에 글을 올린 23세 남성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9일 밤 발표했다. 예비 수사 결과 이 남성은 온라인 게시판에 글을 올려 시민들이 몽콕 지역에 집결해 “경찰을 공격하고 지하철을 마비시키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째를 맞고 있는 도심 점거 시위 동안 첫 사례로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 동력을 이끌던 시위대를 위축시키기 위한 경찰의 새로운 전략”이라고 20일 전했다.

이런 가운데 렁춘잉(梁振英) 홍콩 특별행정구 행정장관은 전날 홍콩 아주TV 국제채널 프로그램에 출연해 “센트럴 점령 행동에는 외국 세력의 개입이 있었다”면서 “현재까지 시위가 전개돼 오면서 (시위대가)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렁 장관은 ‘어떤 국가가 개입했느냐’는 질문에는 “전 세계 각지의 각기 다른 국가들이지만 구체적인 국가를 언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콩 시위에 대해 중국도 미국 등 서방국가가 직·간접적인 지원과 선동을 했다는 주장을 펴 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학생 시위 지도부인 알렉스 초우는 “명백한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무책임한 행동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홍콩 정부와 8개 대학 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는 21일 홍콩의학아카데미에서 시위사태 이후 첫 공식 대화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양측 간 입장 차이로 인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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