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포괄적 접근 등 한국 외교 중추적 역할 홍순영 前 외교·통일부장관 별세

외교통상부와 통일부 장관 등을 지낸 홍순영 전 장관이 30일 별세했다. 향년 77세.

홍 전 장관은 1961년 고시 13회로 외교부에 들어간 이래 북미과장과 주유엔대표부 참사관, 아프리카국장, 주파키스탄 대사, 주말레이시아 대사, 주러시아 대사, 주독일 대사, 주중 대사 등을 거치며 전방위적인 외교 경험을 쌓았다.

5공 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전임자가 추진했던 아·태정상회의가 실현성이 적다고 주장해 포기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1983년 아웅산 폭탄테러 사건 때는 북한의 공작 가능성을 제기해 초기 수습 방향을 잡기도 했다.

김대중정부 시절인 1998∼2000년 외교부 장관 때는 한·미·일 3국 공조에 따른 대북 포괄적 접근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특히 장관 재임 기간 탕자쉬안 중국 외교부장을 한국으로 초청해 함께 온천욕을 즐기며 한반도 정세와 현안을 논의하는 등 한·중 간 ‘온천외교’라는 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외교부 장관을 마친 뒤에는 주중대사와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준표·지표씨 등이 있다. 고인의 장례는 외교부장(葬)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33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다음달 3일 오전 7시, 장지는 충북 제천 선영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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