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게임중독 아버지 “게임하러 가야 하는데 잠을 안 자서… 아들 입·코 막아 살해”

PC게임에 빠져 생후 28개월 된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것으로 알려졌던 정모(22)씨가 사실은 아들을 직접 살해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정씨는 아들을 죽여 놓고도 부인과 경찰에게 계속 거짓말을 했다.

15일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게임을 하러 나가야 하는데 아이가 잠을 자지 않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손으로 아이의 코와 입을 막아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지난달 7일 오후 11시쯤 경북 구미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28개월 된 아들이 잠을 자지 않고 귀찮게 한다는 이유로 명치 등 중요 부위를 3차례 손으로 때리고 손바닥으로 입과 코를 막아 숨지게 했다. 그는 “밥을 먹이고 재운 뒤 PC방에 게임을 하러 가려 했으나 아들이 잠을 자지 않아 불만이 쌓였다”고 말했다.

정씨는 살해한 아들을 집안에 방치한 뒤 찜질방, 여관 등지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지난달 31일 귀가, 악취가 난다는 이유로 시신을 담요에 싸서 베란다에 내버려둔 뒤 다시 집을 나갔다.

모친이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은 사실을 기억하고 지난 11일 집으로 돌아와 100ℓ짜리 쓰레기 종량봉투에 아들의 시신을 담아 1.5㎞ 떨어진 빌라 담벼락에 버렸다. 아들을 살해한 뒤 24일간 아파트 방에 방치했고, 이어 11일간 아파트 베란다에 내버려둔 것이다.

숨진 아들의 부검은 지난 14일 경북대학교 병원에서 실시됐으나 아직 사인 등 정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같은 날 경찰은 정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6일 오후 3시쯤 열릴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들의 부검 때 위에 들어있던 50㏄ 내용물에 대해서도 독극물인지 여부를 검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