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건설 파산 눈앞… 법원, 법정관리 폐지할 듯

벽산건설이 창업 반세기 만에 결국 파산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사업장 20여 곳도 크고 작은 피해가 우려된다.

30일 벽산건설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6파산부는 조만간 벽산건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벽산건설이 지난 14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신청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법원은 28일까지 기업회생절차 폐지에 대한 채권자협의회 및 관리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 파산 여부를 결정키로 한 바 있다.

잇따른 매각 협상 실패로 자본금 마련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벽산건설에 대한 기업회생절차 폐지는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법원이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하게 되면 그로부터 15일 후에는 파산선고가 내려진다. 파산 선고 뒤에는 파산관재인을 파견해 채무관계에 따라 벽산건설의 자산 매각에 따른 이득을 나누게 된다. 완전자본잠식상태에 접어든 벽산건설은 지난 12일 인수·합병(M&A) 실패 공시를 내면서 다음 달 1일 상장폐지도 예정돼 있다.

벽산건설은 1958년 한국스레트공업을 모태로 출발한 후 72년 한국건업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이후 91년 벽산건설로 명칭을 바꾼 후 해외에 진출하는 등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98년 첫 번째 워크아웃, 2010년 두 번째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12년 7월부터는 기업회생절차를 시작했다. 이후 계속 지분 매각 등을 추진하면서 재기를 노렸으나 지난해 말 중동계 아키드 컨소시엄의 인수가 무산된 후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파산 절차를 눈앞에 두면서 국내외 사업장 20여곳의 피해도 예상된다. 벽산건설은 현재 베트남 호찌민 주택사업을 비롯해 부산, 마산 등에서 아파트 공사를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공사가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있는데다 자체 사업장은 극히 일부여서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벽산건설은 현재 정규직 190명, 비정규직 300명이 근무 중이다. 파산관재인이 파견되면 최소 인원만 남기고 직원 대다수가 해고될 예정이다.

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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