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홍콩 갑부들도 역외 탈세” 대만 시사 잡지 ‘천하’ 폭로

대만과 홍콩의 부호들도 역외 조세피난처를 통해 대규모 탈세를 한 의혹이 제기됐다.

대만 시사 잡지 천하(天下)는 23일 출간한 최신호에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 취재한 보고서를 공개하고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자산을 국외로 유출한 대만 부호가 12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명단에는 대만 부자 순위 1∼3위인 왕왕(旺旺), 푸방(富邦), 딩신(頂新)기업집단의 사주들이 포함됐다. 나머지 인사들도 모두 대만 부자 순위 50위 이내에 드는 인물들이다. 잡지는 조세피난처에 계좌를 가진 인물 가운데 중국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홍콩을 중국과 분리해 계산하면 대만인이 가장 많다고 전했다. 조세피난처에 계좌를 가진 대만인은 1만5856명으로 중국의 1.8배, 홍콩의 1.25배다. 잡지는 이들의 역외 탈세에 따른 대만 국고 손실이 최근 10년간 3000억 대만달러(약 10조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했다.

홍콩에서는 부동산 재벌인 헨리 청 카순(鄭家純) 뉴월드개발 회장이 버진아일랜드에 최소 110개 페이퍼컴퍼니의 주주로 등록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아 최대 부자인 리카싱(李嘉誠)의 둘째 아들 리처드 리(李澤楷)는 역외회사 최소 15곳의 주주이자 28곳의 이사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홍콩인이 주주나 이사로 참여한 역외회사가 1만4500개에 달했다. 홍콩에서는 주로 부동산 거래와 관련, 정부에 인지세를 내지 않기 위해 역외회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