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지현] 은퇴한 남편 증후군

Է:2011-12-0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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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됐지만 ‘인생 후반전’을 위한 개개인의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대부분 퇴직한 남성들은 가정에서 귀찮은 존재로 전락되는 느낌이 들 때 가장 우울하다고 고백한다. 일본에서는 아예 ‘은퇴한 남편 증후군(Retired Husband Syndrome)’이란 말까지 있을 정도다. 할 일 없는 남편들이 아내가 매 끼니를 챙겨주길 바라며 집안일 간섭하는 걸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 스트레스 탓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노년 여성들이 늘면서 생긴 말이다.

몇 십 년을 함께 산 부부라 해도 퇴직 후의 부부관계는 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생활 패턴이 완전히 달라지는 데다 서로에게 기대하는 것도 판이하게 바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퇴한 부부가 함께 사는 방법을 새로 배워야 한다.

먼저 남편은 돈 벌고 부인은 집안일 하는 역할에 익숙해져 있어 퇴직 후 갈등이 커지는 만큼 고정적인 역할 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남편은 퇴직 후 ‘권위가 무시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괜한 짜증을 내기도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그동안 열심히 일했고 은퇴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라고 현실을 인정하고 긍정하는 자세다.

남편은 어느 정도 가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에는 ‘은퇴 남편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여기에서 요리와 세탁기 돌리는 법 등을 배운다. 부부 각자의 시간을 갖는 일도 중요하다. 흔히 남편들은 은퇴 후 아내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내에게 시간을 주고, 아내만의 시간을 인정해야 한다.

또 부부는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려 주어야 한다. 일이 전부였던 남편이 일에서 떠난 후의 심정, 가족들을 위해 묵묵히 희생한 아내의 마음을 헤아려 주어야 한다. 남편의 퇴직 이후 심리적 변화와 아내의 갱년기 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면 갈등할 수밖에 없다. 서로를 충분히 헤아려 주는 ‘헤아림’에서 행복은 시작된다.

뿐만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고 공감하는 대화 방식을 개발하고 아내는 남편의 작은 변화에 반응하고 공감해주어야 한다. 또 남편은 한번쯤 아내의 젊은 시절 꿈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보고 지지해 준다면 좀더 행복한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지현 차장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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