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사망] 부상당한 채 참호 은신 중 발각… 시민군에 “쏘지 마”

Է:2011-10-2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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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간 리비아를 쥐락펴락했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마지막으로 몸을 숨긴 곳은 공사장에서 볼 수 있는 콘크리트 배수로 안이었다. 몸을 눕혀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배수로 안에서 그는 피를 흘리는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붙잡혔다. 자신을 끌고 나오는 시민군에게 건넨 그의 마지막 말은 “쏘지 말라”였다.

◇어떻게 숨졌나=카다피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공습을 받고 치명적 부상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나토 대변인은 카다피 사망 뒤 자신들이 20일(현지시간) 오전 8시30분쯤 카다피 고향인 시르테에서 카다피 측 차량 2대를 공습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무장한 군 차량 2대가 군사 작전을 펼치고 있었으며 시민들에게 명백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나토 측은 공습한 차량에 카다피가 타고 있었는지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카다피가 발견된 위치와 시간으로 볼 때 카다피가 차량에 타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부상한 카다피는 콘크리트 배수로에서 호위부대와 함께 몸을 피하고 있다가 발견됐다. 카다피는 머리와 두 다리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 관계자는 전했다. 카다피는 카키색 군복을 입고 터번을 착용하고 있었다.

카다피는 발견 당시에는 숨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NTC 관계자는 “카다피가 숨을 쉬고 있었다”고 했다. 시민군이 그를 밖으로 끌어낼 때 카다피는 “쏘지 말라, 쏘지 말라”고 외쳤다.

NTC는 그를 생포하려 했으나 부상이 워낙 심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시민군 관계자는 “구급차로 이송해 수술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카다피는 결국 수술을 받던 도중 사망 판정을 받았다. 시민군에 의해 체포되는 과정에서 총상이 심해졌거나 다른 치명상을 입었을 가능성도 있다.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시민군은 카다피의 상의를 벗긴 뒤 질질 끌고 다녔으며, 이때 카다피의 눈은 감겨 있었다.

카다피의 시신은 시르테에서 다른 중부 도시 미스라타로 옮겨졌다. 로이터통신은 시신이 비밀장소에 보관돼 있다고 보도했고, 알아라비아TV는 NTC 측이 시신 촬영을 허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비아 완전 장악=시르테 점령으로 리비아 대부분 지역이 NTC의 지휘 아래 들어왔다. AP통신은 “수도 트리폴리가 함락된 지 두 달 만에 카디피의 마지막 주요 거점이자 그의 고향인 시르테가 NTC군에게 넘어갔다”고 보도했다. 카다피 측 군은 시르테를 최후의 보루로 삼고 NTC 측과 전투를 벌여왔다. 지난 17일 카다피의 최후 보루 지역 중 하나였던 바니 왈리드를 점령한 지 사흘 만이다. 트리폴리는 지난 8월 23일 함락됐다.

NTC군은 이날 오전 8시쯤 시르테에서 최후 공격을 감행했다. 전투는 약 90분 정도 계속됐다. AP통신은 시민군의 말을 인용해 시르테에 남은 카다피 측 군은 16명뿐이었고, 탄약 등 각종 무기를 실은 트럭만 남았다고 전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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