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日·濠서도 아이폰4S 판금 소송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한 특허 소송을 일본과 호주로 확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16일(현지시간)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추도식에 참석, 특허분쟁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모색하면서도 타협점을 찾을 때까지 소송전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17일 일본 도쿄 법원과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 법원에서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4S를 대상으로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아이폰4S 외에도 아이폰4와 아이패드2에 대한 제소도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5일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아이폰4S를 대상으로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일본 법원에 제소한 특허는 고속 전송채널 송신 관련 단말기의 전력절감을 결정하는 방법(HSPA 관련 표준특허 1건)과 화면 표시 방법과 관련된 필수 기능(3건)이 포함됐다. 기능 특허는 구체적으로 비행모드 아이콘 표시, 사용자 중심의 홈 스크린 공간 활용, 앱 스토어를 카테고리별 트리 구조로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호주의 경우에는 데이터 분할 전송 시 각 데이터에 특정 부호를 부여하는 기술과 음성·데이터 송신 시 우선 순위가 낮은 데이터의 송신전력을 낮추는 기술, 데이터 송신 전 중요 정보가 아닌 데이터를 삭제하는 방법 등 WCDMA와 HSPA 관련 통신표준 특허 3건에 대한 침해를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삼성이 그동안 제기해왔던 이동통신 관련 표준특허 외에 사용자가 더 직관적으로 제품을 쓸 수 있도록 설계하는 사용자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특허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기존의 소송과 구분된다. 그동안은 애플이 UI 관련 특허로 삼성을 공격해왔지만, 지난 14일 네덜란드 법원이 통신 표준특허는 사용료만 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이른바 ‘프랜드(FRAND)’ 방식이라며 삼성 측 주장을 기각하자 삼성이 소송 전략을 바꿔 ‘역습’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전화 등 핵심 사업이 보유한 특허자산에 대한 무임승차를 더 이상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애플 제품들이 삼성전자가 보유한 특허를 침해하고 있기 때문에 판매가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애플과 ‘동반자이자 경쟁자’라는 이재용 사장의 발언이 바로 ‘비즈니스는 소송과 회동은 별개’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과의 소송에서 끝까지 가겠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며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을 또 다른 국가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애플의 CEO 팀 쿡의 초청을 받은 이 사장은 1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스탠퍼드 대학에 도착해 잡스의 추도식에 참석했다. 이 대학 교회에서 IT업계 명사들과 잡스의 지인들만 참석한 가운데 2시간30분간 진행된 추도식은 철통 보안 속에 이뤄져 참석자들은 초대장과 신원 확인을 최대 5차례 거쳐 입장했다.

이 사장은 수행원 없이 혼자 차에서 내린 뒤 애플 안내요원들의 안내를 받아 곧바로 교회에 마련된 추도식장으로 들어갔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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