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청년세대] 최저임금으론 등록금은 커녕 생활비도 허덕
월 49만원. 수도권 소재 전문대에 다니는 조기영(가명·20)씨가 하루 6시간 편의점에서 일하며 손에 쥐는 돈이다.
1학년을 마친 조씨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휴학했다. 그러나 비슷한 처지의 대학생들이 너무 많아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간신히 구한 건 지난 5월.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4320원이지만 업주는 3개월은 수습기간이라며 5∼7월은 최저임금에서 10%를 뺀 시간당 3900원을 지급했다.
아버지는 조씨가 중학교 3학년 때인 2006년 사고로 사망했다. 어머니는 갑상선암을 앓고 있고, 누나는 올해 2월 대학을 졸업했으나 아직 직장을 못 구했다.
월 49만원은 생명보다 귀한 돈이다. 휴대전화 요금 3만원과 교통비 10만원을 떼고 전자기사 자격증 시험 준비용 교재·자재비로 20만원 정도를 쓰고 나면 한 끼 식사가 부담스럽다. 식비를 아끼기 위해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막 지난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곤 한다. 학원에 다니고 싶지만 월 30만원의 학원비는 꿈조차 꿀 수 없다.
조씨는 야간·주말 근무를 하지 않는다. 체력적으로 힘든 데다 시간을 너무 뺏겨 자격증 시험을 제대로 준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씨는 올 12월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할 예정이다. 조씨는 “등록금이 1년 600만원이나 되는데, 빚지는 게 싫어 병역의무부터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씨의 꿈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전자회사 직원이 돼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 것이다. 조씨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현실이 커다란 벽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인천대에 다니는 신상재(24)씨도 현실이 버겁기는 마찬가지다. 졸업을 1년 앞둔 신씨도 등록금 마련을 위해 지난해 12월 휴학했다.
휴학 직후 서울대입구역 인근 편의점에서 하루 9시간씩 밤샘 근무를 했지만 월급은 80만원 정도였다. 고향이 경남 창원이라 혼자 서울살이를 하는 탓에 월세·교통비 등을 빼고 나면 남는 돈은 5만원이 안 됐다. 신씨는 “지방 출신 학생이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로 생활비와 등록금을 함께 모은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결국 지난 7월 창원으로 내려가 하루 11시간씩 자전거를 조립하며 월 145만원을 받고 있다. 별도의 생활비가 들지 않아 연말까지 이곳에서 등록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내년 3월 복학을 앞둔 신씨는 “개강이 두렵다”고 했다. 신씨는 “물가는 오르고 등록금은 너무 비싸 젊은이들이 꿈을 이루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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