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퇴거 앞둔 서울역 노숙인 안절부절… “폭염에 어디로… 결국 다시 오게 될 것”
1일부터 시행키로 했던 서울역 노숙인 퇴거 조치가 폭염과 호우를 고려해 오는 22일로 연기됐다. 서울역 노숙인들은 “퇴거 조치가 시행되더라도 끝까지 버티겠다”는 주장과 “복지시설이나 다른 곳을 찾아보겠다”는 의견으로 엇갈렸다.
코레일은 “폭염과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퇴거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마련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해 퇴거 일정을 연기했다”면서 “노숙인을 상대로 유인물 배포 등 퇴거 계획을 알리는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역 노숙인 300여명은 3주 정도의 시간을 벌었지만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임종남(가명·56)씨는 “폭우가 쏟아질 때 역 안에서 생활해 그나마 나았는데 여기서 내쫓기면 지붕 있는 곳을 찾아 다시 떠나야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완강한 저항 의사를 피력한 노숙인도 있었다. 신모(51)씨는 “퇴거 조치를 하든 말든 신경 안 쓴다”며 “끌어내더라도 서울역을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이병천(가명·38)씨는 “우리 같은 사람은 결국 이곳을 맴돌 뿐”이라며 “노숙인들은 결국 서울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역을 떠날 채비를 하는 노숙인도 있었다. 이곳에서 생활한 지 2년째라는 김숙자(가명·35·여)씨는 서울역 광장에서 품에 안은 아이에게 부채를 부쳐주고 있었다. 김씨는 “나야 길거리에서 자면 그만이지만 아이가 걱정”이라며 “지금까지 혼자 버텨왔는데 앞으로 아이를 재워줄 복지시설을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서울역 노숙인이 용산역이나 영등포역 등 다른 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노숙인 지원센터를 다음달 중 대폭 확대하고 인근 여관, 여인숙, 고시원을 활용해 주거공간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노숙을 안 하는 조건으로 특별자활근로사업을 실시해 주거비를 제공하는 등 풍선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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